사회통념 유연해지며 진입장벽 느슨해져
청불영화 '히든 페이스' 박스오피스 3위
OTT '트렁크' '가족계획' 화제작 떠올라
고정관념 바뀌며 흥행공식 흔드는 분위기
'청소년관람불가'(이하 청불) 등급의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개 청불영화라고 하면 남녀 간의 낯뜨거운 장면이나 조폭들의 피 튀기는 싸움판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무게감을 덜어낸 색다른 장면과 내용의 영화들이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은 흥행에서 일정부분 접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천만관객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 중에서 '청불' 영화는 단 한편도 없었다. 하지만 이 흥행공식도 조금씩 흔들리며 청불영화에 대한 고정관념도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다. 관객취향이 다양해지고, 사회통념이 유연해지면서 청불영화에 대한 진입장벽도 보다 느슨해졌다.
◆영화 '히든페이스' 순풍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4일 기준 박스오피스 1위는 누적관객수 148만명을 기록한 월트디즈니의 '모아나2', 2위는 126만명을 동원한 뮤지컬 영화 '위키드'다. 이어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한 작품은 누적관객수 78만명을 기록한 한국의 청불영화 '히든페이스'다. 이 작품은 지난 11월29일부터 12월1일까지 총 20만9천13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이후 2주 연속 주말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영화는 지난달 20일 개봉 이후 꾸준히 관람스코어를 갱신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관객들은 모처럼 등장한 한국형 스릴러에 찬사를 보내며, 극장을 꽉꽉 채우고 있다. 김대우 감독의 이름은 대중에게 비교적 낯설지만 '방자전'(2014), '음란서생'(2006)과 같은 그의 전작은 익숙하다.
실종된 약혼녀 수연의 행방을 쫓던 성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혀 있음을 알게 된다. 조여정, 송승헌, 박지현이 얽히고 설킨 욕망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재미와 스릴을 느낄 수 있다.
◆OTT 요즘 히트작은 '청불'
여타 미디어 중에서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OTT에는 청불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많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시리즈 '트렁크'는 공개 이틀만인 지난 1일 한국 넷플릭스 시청률 1위에 올랐다.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집계에서는 8위에 올랐다. 호숫가에서 발견된 피묻은 트렁크, 그리고 독특하고 미스터리한 결혼 서비스를 둘러싼 이야기다.
전처를 잊지 못하는 음악 프로듀서 공유와 기간제 결혼회사 직원인 서현진이 부부가 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보여준다. 청불드라마인 만큼 드라마 초반부터 파격적 수위의 베드신도 등장한다. 감독은 "남녀간의 사랑을 보여주려면 베드신이 그들의 캐릭터와 감정선을 개연성 있게 보여주기 위해 필요했다"면서, "자극적이지 않고, 적정한 수준의 촬영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쿠팡플레이가 야심차게 내놓은 새 시리즈 '가족계획'은 청소년 관람이 금지된 액션스릴러다. 쿠팡은 지난 11월29일 첫 회에 이어 매주 금요일 한 편씩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작품을 본 후 재밌다는 평가가 늘면서 단번에 OTT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엄마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들과 동거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배두나, 류승범, 백윤식 등 믿고보는 배우들의 프리미엄에 청불 콘텐츠라는 화제성까지 더해졌다.
◆동화 같은 '청불' 이야기도 있다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는 내년 1월8일 공개를 앞두고, 최근 런칭 포스터를 공개했다. 동화작가를 꿈꾸지만 실상은 음란물을 단속하는 공무원 단비가 어쩔 수 없이 19금 웹소설을 쓰다 자신도 놀랄 만큼 성스러운 글재주를 깨닫고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는 코미디 영화다.
청불영화라고 하면 대개 무겁고, 거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기존의 선입견을 확 깨어 버린다. 공개된 런칭 포스터에서는 달달한 핑크를 배경으로 귀여우면서도 응큼한 표정의 주인공 박지현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내 안의 음란마귀가 깨어났다'는 우스꽝스러운 카피는 영화에 대한 또다른 기대감을 높여준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그래픽=장수현기자
◆영화 '히든페이스' 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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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든 페이스' |
영화는 지난달 20일 개봉 이후 꾸준히 관람스코어를 갱신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관객들은 모처럼 등장한 한국형 스릴러에 찬사를 보내며, 극장을 꽉꽉 채우고 있다. 김대우 감독의 이름은 대중에게 비교적 낯설지만 '방자전'(2014), '음란서생'(2006)과 같은 그의 전작은 익숙하다.
실종된 약혼녀 수연의 행방을 쫓던 성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혀 있음을 알게 된다. 조여정, 송승헌, 박지현이 얽히고 설킨 욕망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재미와 스릴을 느낄 수 있다.
◆OTT 요즘 히트작은 '청불'
여타 미디어 중에서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OTT에는 청불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많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시리즈 '트렁크'는 공개 이틀만인 지난 1일 한국 넷플릭스 시청률 1위에 올랐다.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집계에서는 8위에 올랐다. 호숫가에서 발견된 피묻은 트렁크, 그리고 독특하고 미스터리한 결혼 서비스를 둘러싼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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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새오리지널시리즈 '트렁크'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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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의 새 시리즈 '가족계획' <쿠팡플레이 제공> |
◆동화 같은 '청불'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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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영화특별시SMC 제공> |
청불영화라고 하면 대개 무겁고, 거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기존의 선입견을 확 깨어 버린다. 공개된 런칭 포스터에서는 달달한 핑크를 배경으로 귀여우면서도 응큼한 표정의 주인공 박지현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내 안의 음란마귀가 깨어났다'는 우스꽝스러운 카피는 영화에 대한 또다른 기대감을 높여준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그래픽=장수현기자

김은경

장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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