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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로 내몰린 아이들…대구 남구의 '위험한 등굣길'

2024-12-19 18:37

탄력봉 하나 없는 대덕초교 통학로

불법주차에 점령당해 '무용지물'

급경사에 불법주차 심각 성명초교

불법주차에 몸 숨기는 어린이들

남구청 "무작정 단속 주민 반발 우려돼"

차도로 내몰린 아이들…대구 남구의 위험한 등굣길
지난 16일 오전 대구 남구 대덕초교 등굣길의 모습. 양 가로는 불법 주차 차량에 점령당해 있다.
차도로 내몰린 아이들…대구 남구의 위험한 등굣길
지난 16일 오전 대구 남구 대덕초교 등굣길. 양 가로 불법 주차 차량을 피해 학생들이 차로 한 가운데로 등교하고 있다.

대구 남구의 어린이보호구역 일대에 불법 주정차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아이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통학로라고 할 수 없는 열악한 보행 환경에 관할 지자체의 무관심까지 더해지면서 등·하굣길은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일 반복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8시쯤 대덕초등학교 후문 앞. 좁은 이면도로를 따라 몇몇 초등학생이 등교를 하고 있었다. 성인이 걸어도 숨이 찰 정도로 가파르게 경사진 통학로는 말그대로 '무법지대'였다. 바닥에 그려진 '통학로'가 무색할 정도로 도로 곳곳은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점령된 상태였다.

통학로를 뺏긴 학생들은 도로 한복판으로 내몰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CCTV나 단속 인력은 없었다. 불법 주차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어린이 때문에 차량 한 대가 급정거하는 아찔한 장면도 목격했다. 이날 친구와 등교 중이던 한 학생은 "맞은편 내리막길에서 차가 내려올 때마다 무섭다. 통학로에 늘 차량이 주차돼 있어 피할 곳도 마땅치 않다"고 했다.

차도로 내몰린 아이들…대구 남구의 위험한 등굣길
지난 16일 오후 대구 남구 성명초등학교 하굣길. 한 학생이 불법 주차 차량에 몸을 숨기고 있다.
차도로 내몰린 아이들…대구 남구의 위험한 등굣길
지난 16일 오후 대구 남구 성명초등학교 앞에서 한 학생이 내려오는 차량을 피하고 있다.

인근 성명초등학교 사정도 비슷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쯤 성명초등 정문 인근은 좁고 경사진 도로에 학교 옹벽을 따라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가득했다. 학생들은 차량 틈새로 몸을 숨기면서 오르막길을 올라갔다.

학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자녀를 차량으로 등교시키던 한 학부모는 "불법 주정차 차량 틈새 사각지대에서 갑자기 도로 쪽으로 나오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처음 이 동네로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십수년간 나아진 게 없다"며 "등굣길에 경사가 심하고, 인도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차량으로 통학시키고 있다"고 했다.

지역 초등학생들의 등굣길 안전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남구청은 아직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된 통학로 대부분이 도로 폭이 좁고 주변 주차 여건도 좋지 않아 무작정 단속에 나설 경우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돼서다.

대구 남구청 관계자는 "주택가 인근 초등학교는 주민 반발로 주차 단속이 쉽지 않다"며 "통학 안전시설 설치도 어렵다. 예산이 제한적이다 보니 아무래도 교통량이 많은 사고 다발 지역부터 안전시설을 우선적으로 설치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글·사진=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구경모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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