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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의사들 "이럴 바엔 이민 가고 싶다"

2024-12-22

의대정원 증원으로 의료과잉경쟁 걱정
상속세율도 최고 60% '세계최고 수준'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국가 이주 고민

대구 의사들 이럴 바엔 이민 가고 싶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구 수성구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내과 전문의 김모씨(52)는 얼마 전부터 캐나다 이민을 진지하게 고민중이다. 김씨는 "정원 증원으로 의료 과잉 경쟁이 심화될까 걱정"이라며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병원 운영과 미래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워 졌다. 특히 자녀에게 병원을 물려줄 경우 최고 60%에 달하는 상속세도 부담스럽다 "고 털어놨다. 김씨는 "캐나다는 안정적 의료 환경과 자녀 교육면에서 더 나은 선택"이라며 "가족 미래를 위해 고민 끝에 이민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불안한 국정 운영, 상속·증여세 부담 등이 맞물리며 대구지역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민을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안정적 의료 환경과 자녀 교육을 감안,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를 선택하는 이들이 점차 느는 추세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2018년~2022년까지 해외 이주자는 총 1만7천664명이다. 2000년대 초반까진 연간 1만명을 웃돌았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업습했던 2020년에는 1천941명으로 급감했다. 2021년(2천15명)과 2022년(2천632명)엔 다시 증가세다. 또 결혼 등 친족 관계를 기초로 이주하는 연고 이주자는 1천938명, 외국 기업 취업이나 사업 이주 등의 사유로 이주한 무연고 이주자는 1천1명으로 집계됐다. 이주자 중 1만4천725명은 해외 이주가 아닌 현지 이주자였다. 다른 목적으로 출국후 현지에 머물다 영주권이나 그에 준하는 장기체류 자격을 취득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가장 많이 이민을 선택한 국가는 미국(8천458명·47.9%)이었다. 이어 캐나다(3천553명·20.1%), 호주(1천415명·8.0%), 일본(1천150명·6.5%), 뉴질랜드(722명·4.1%) 순이었다. 영어권 국가인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를 합치면 전체의 80.1%에 달한다. 이 국가들은 이미 많은 한국인이 정착해 있다. 적응이 용이하고 자녀 교육과 복지, 날씨 등 생활 환경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

상속·증여세 부담이 큰 자산가들 역시 미국 투자이민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주한 미국 영사관이 발급한 투자이민(EB-5) 비자는 365건으로, 2022년(171건)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비자 발급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은 중국·베트남·인도·대만에 이어 5위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60%(최대주주 할증 포함)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최고 상속세율은 40%로 낮은 편은 아니지만, 1천361만 달러(약 190억 원)까지 공제가 가능해 상속세를 내는 비율이 0.1%도 되지 않는다. 이에 자산가들은 미국이나 상속세가 없는 싱가포르로 이민을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5월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미국 투자이민 설명회는 큰 관심을 끌었다.미국 변호사와 이민 컨설턴트들이 투자이민 절차와 영주권 취득으로 얻을 수 있는 자녀 유학 혜택을 설명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 정원 증원 등 정책 변화, 과도한 세금 부담 탓에 대구경북 지역 의사들도 이민에 관심이 많다"며 "현 상황이 지속되면 전문직 종사자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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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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