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도중 부임해 시행착오
세징야 의존 줄이기 큰 숙제
반드시 잘 해낼테니 응원을"
대구FC 박창현 감독은 지난 19일 팬들과의 간담회에서 올시즌 경기에 대한 총평과 자신의 거취에 대한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대구는 이날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조광래 대표와 박창현 감독, 구단 주요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포터즈 '그라지예' 회원 및 일반 팬 50여 명과 함께 팬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박 감독의 유임 관련, 주요 내용을 요약해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지난 4월 부임해 31경기를 치뤘다. 총평을 해달라.
"젊은 선수들 위주로 '하이 프레싱'(상대팀 진영에서 공 소유자를 압박)을 걸어 경기를 진행했다. 전반전에 체력적으로 올인하다보니 후반전에 많이 밀렸다. 결과를 못내면서 선수들이 힘들어했다. 전방 압박을 하는 것은 상당한 체력이 필요한데, 그 준비가 미흡했다. 제가 시즌 중간에 들어와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경기를 준비했는데 시행착오가 적잖았다."
-세징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한 경기에서 10개의 슈팅이 나오면 그 중 8개 정도는 세징야다. 하지만 세징야, 에드가 선수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도 나이를 먹어간다. 상대팀들은 이들을 제압하는 방법을 익혀가고 있다. 한국 선수들에게 슈팅 연습을 시키고 있고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 세징야에 대한 의존이 학습되면 안된다."
-전술에 색깔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한다.
" 색깔 없는 축구, 난 안한다. 난 '모아니면 도'다. 근데, 중간에 들어오니 제게 대학감독 출신 운운하더라. 과거, '대구에서 지도자를 하면 소원 성취'란 바람을 말한 적 있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 시민운동장 때 제가 이 자리에서 전국대회 우승을 했고, 득점왕 타이틀도 얻었다. 대구에서 지도자가 돼 너무 황홀했다. 대구, 잘 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강원FC는 지난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이겨 잔류를 한 경험이 있지만, 올해 사상 첫 준우승을 거머쥐었다.우리도 할 수 있다. 믿어주시고 격려해달라. 믿어주시면 열심히 해서 다른 팀으로 만들겠다. 강원처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