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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제대로 연습하는 법…성인기 이후 '배움의 기술'을 보여주다

2024-12-27

세계적 석학의 이론 틀·실제 사례 통해
숙달에 이르는 최적의 경로 모색 과정
후천적 학습의 무궁무진한 가능성 제시

[신간] 제대로 연습하는 법…성인기 이후 배움의 기술을 보여주다
한 남성이 골프장 벙커에서 능숙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제대로 연습하는 법'은 어학부터 스포츠까지 성인기 이후 학습에 관한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는 책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신간] 제대로 연습하는 법…성인기 이후 배움의 기술을 보여주다
아투로 E. 허낸데즈 지음/방진이 옮김/북트리거/360쪽/1만8천원

성인이 된 이후 낯선 분야에 처음 도전해도 전문가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새로운 배움의 영역을 개척하고자 하는 사람,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 실력을 갈고닦아 더 나은 성과를 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을 의문이다. 어린 아이들이 언어든 스포츠든 새로운 기술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보면 이런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총명하고 활기 넘치는 시기가 지나고 난 뒤에 배움을 시작하기엔 이미 늦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을 수도 있다. 학습의 뇌과학적 기반을 연구해 온 심리학자이자 열렬한 테니스 선수이기도 한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성인기 이후 학습에 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자 몸소 실험에 나선 댄 매클로플린의 사례를 소개한다. 본래 사진작가였던 그는 서른 살에 처음으로 골프를 접한 뒤 단기간에 프로 선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훈련에 돌입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에게 직접 조언을 받으며 신중하게 계획을 세우고, 전문 코치와 함께 연습 1만 시간을 채우고자 했다. 체계적인 연습을 이어가자 그의 골프 실력은 실제로 놀랍도록 빠르게 향상됐다. 비슷한 종목을 접해 본 적도 없었던 초보자에서 주위의 모든 학습 전문가와 프로 골퍼들이 인정할 수준까지 5년도 안 되는 기간에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프로 선수 대다수의 훈련 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과였다. 매클로플린의 실험은 다소 무리한 일정 탓에 6천 시간을 넘긴 시점에 그가 허리 부상을 입으면서 중단되고 말았지만, 인간의 후천적 학습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단, 메클로플린의 실력향상은 그저 오랜 시간을 꾸준히 연습해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심리학 이론에 바탕한 효과적 학습 방법들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의식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다. 이 역시 1만 시간의 법칙과 함께 안데르스 에릭손이 제시한 관념으로 △뚜렷한 목표와 도전적 과제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한 집중력 유지 △기존 기술을 작은 단계들로 세분화하는 숙달법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숙달에 이르는 최적의 경로를 모색하는 과정을 총 16개 장으로 정리한다. 우선 생애 전반에 걸쳐 여러 언어를 접해 온 경험이 자연스럽게 학술적 탐구로 이어진 저자 본인의 이론에서 출발해, 기술 학습에 관한 연구로 알려진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 자연 세계와 인간의 창발성을 탐구한 철학자 피에르 테야르 드샤르댕, 운동선수가 느끼는 압박감과 수행 능력의 변화를 조명한 인지과학자 시안 베일록 등 학습과 향상의 뇌과학적 기반을 탐구한 세계적 석학들의 이론과 주요 개념, 실험 결과를 살펴본다.

이론적 틀을 설명한 후에는 그 내용을 토대로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실제 사례도 제시한다. 댄 매클로플린의 골프 연습 계획을 비롯해 영어 원어민이 아님에도 걸작 소설을 써낸 작가 조지프 콘래드, 1년의 휴식기를 통해 커리어 최고 랭킹을 달성한 테니스 선수 애슐리 바티, 43세까지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한 미식축구선수 톰 브래디 등에 관한 사례 연구들이 이론 파트와 번갈아 등장하며 흥미와 설득력을 더한다.

저자 아투로 E. 허낸데즈는 미국 휴스턴대 심리학과 교수로 이중언어 사용의 뇌과학적 기반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뇌에 관한 실험·임상·이론적 연구를 다루는 국제 학술지 '신경언어학 저널'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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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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