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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1월16일, 미술관에서 만나요

2024-12-30

[문화산책] 1월16일, 미술관에서 만나요

바야흐로 2024년의 마지막이다. 그리고 이 칼럼도 이번 회가 마지막이다. 처음 칼럼을 제안받았을 때 염려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의욕이 앞서는 나는 '마감 있는 삶'을 너무 만만하게 보았다. 토요일 밤이 되면 원고 마감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어떤 내용으로 글을 쓸지에 대한 고민은 한 주 내내 계속되는데, 영 방향을 잘못 잡으면 동이 훤하게 뜰 때까지 마치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한번은 칼럼에 대한 고민을 선배와 상담한 적이 있었다. 선배는 딱하다는 듯, '9회 칼럼을 덥석 받을 때는 9개의 주제를 정하고 응했어야지' 하고 말했다. 시작할 때는 나도 분명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글을 쓰다 보면 두 개의 주제가 하나의 글에 합쳐지기도 하고 그 주에 생기는 이벤트에 따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달라지기도 했다. 항상 계획하고 때로는 기획하지만 생각대로 되지만은 않는 것이 삶이 아니던가. 주신 기회에 감사하며 열심히 했고 돌아보면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긴 연재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고 많이 미숙하지만 너그러이 봐주신 여러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올해 처음이었던 것은 비단 연재만은 아니다. 미술관을 개관하는 것도 올해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미술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많지만, 개관 프로젝트를 경험해 본 사람은 많지 않다. '개관'과 '간송'이 합쳐진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에 나는(사실, 대구간송에 있는 모두가)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다. 사실 이번 회차 칼럼의 주제는 '2024년 한 해를 돌아보다'였지만, 아무리 돌이켜봐도 미술관 준공, 미술관 입주, 미술관 홍보, 미술관 개관, 미술관 행사 등등 미술관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가족도 친지도 취미도 여행도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미술관만 보고 달려왔다. 언제나 그랬듯이 때로는 의욕이 앞서고 계획대로 되지 않아 애태우고 밤새우기 일쑤였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인생의 프로젝트라고 생각했고, 그 현장을 함께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하고 22만명이 넘는 분들이 다녀갔고 전회차 매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전시를 마무리했다. 12월에는 한국 관광의 별 신규 관광지로 선정되어 상도 받았다. 미술관이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그간의 땀과 눈물을 알아주신 듯해서 미술관에서의 하루하루가 몹시 기쁘고 행복했다.

지금 미술관은 2025년을 위한 새 단장 중이다. 새 작품이 들어오고 곧 새 전시가 시작된다. 미술관에는 내년 전시에 대해 묻는 전화가 매일 온다. 궁금해하는 분들께 우리는 이렇게 말씀드린다. "감사합니다, 대구간송미술관입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1월16일, 미술관에서 만나요."

권은용<예술학 박사·성균관대 겸임교수·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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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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