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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한 대구가톨릭의대 전 학장 '췌장암 4기 투병기' 공개

2025-01-07

"대구 간담췌병원이면 충분하다는 믿음이 있었죠"
6시간 수술·5주간격 8차례 항암치료
서울比 2.7배 치료비 저렴·심리적 안정도
절망적 진단 속 의료진 덕분 새 삶 얻어

박정한 대구가톨릭의대 전 학장 췌장암 4기 투병기 공개

지난해 여름, 평범한 하루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이었고, 별다른 이상이 없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CT 촬영 결과를 들고 있던 의사 표정은 어두웠다. "췌장암 4기입니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췌장암이라니. 그것도 4기. 암 중에서도 가장 악성이며 5년 생존율이 15.9%에 불과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모든 소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평생 건강하게 살아왔다고 믿었지만, 이 진단은 너무나도 잔인했다.

가족들은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아산병원 같은 대형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며 모두가 입을 모았다. 하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오랜 시간 대구에서 살아오며, 서울로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친구들이 겪는 고통을 지켜본 적이 있었다. 경제적 부담과 이동의 불편함, 그리고 심리적인 압박까지 감당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때 떠오른 이름이 있었다. 한영석 교수. 대구가톨릭의대를 졸업한 그는 오랜 시간 탁월한 실력으로 이름을 알린 외과의였다. 그에게 맡기기로 결심했다. '대구 간담췌병원이면 충분하다'는 믿음이 있었다. 8월7일, 간담췌병원 수술실에 들어갔다. 한 교수는 6시간에 걸쳐 췌장의 암 조직과 주변 조직을 제거했다. 수술 후 그가 말했다. "암 조직은 모두 제거됐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치 절반쯤 나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 뒤로는 항암 치료가 이어졌다. 5주 간격으로 병원을 찾아 8차례 치료를 받았다. 놀라운 것은 치료 과정이 예상보다 훨씬 수월했다는 점이다. 병원이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어 통원 치료가 편리했고, 병원의 편안한 환경과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치료를 견뎌낼 수 있었다.

치료를 받으며 지역 병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간담췌병원이 없었다면 서울로 다니며 치료를 받아야 했을 것이다. 치료비는 물론, 숙박비와 교통비까지 감당해야 했다. 서울 치료비는 대구보다 약 2.7배 더 비싸다고 한다. 경제적 부담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한 친구의 부인이 서울에서 췌장암 치료를 받으며 대구와 서울을 왕복했다. 치료를 받는 것 자체도 힘든데, 이동 고통까지 더해져 환자는 물론 가족들도 지쳐갔다. 반면, 대구가톨릭대의료원 간담췌병원에서 치료받으며 그런 불편함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치료가 끝날 때마다 '다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간담췌병원은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병원이라는 것을 느꼈다. 췌장암 4기라는 절망적인 진단 속에서도 내가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담췌병원과 의료진 덕분이었다.

그들이 내게 준 새로운 삶을 소중히 여기며, 이제는 더 밝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간담췌병원이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 의료계의 자랑이 되길 바란다. 더 많은 환자가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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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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