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언제부터 야당이 경찰의 수사를 지휘했나"
국민의힘 이 의원과 국수본 관계자 고발
민주 이상식 기자회견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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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은희 여당 간사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경찰 출신 이만희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9일 더불어민주당과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내통' 의혹을 적극 부각했다. 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국수본과 내통했다는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이상식 의원에 대한 비난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국수본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의원과 연락해 온 국수본 관계자를 고발하고,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국수본을 항의 방문하는 등 총력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경찰 출신 민주당의 이상식 의원은 (당과 경찰 사이) 메신저를 운운하면서 민주당이 국수본을 사실상 지휘하고 있음을 자인했다"며 "언제부터 야당이 경찰의 수사를 지휘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경찰이 민주당의 지휘를 받아 대통령 체포 작전에 나서고 있다면 이야말로 심각한 국헌 문란행위"라며 "뿐만 아니라 (이 의원이 SNS에) 체포영장 발부 시점과 집행 시점까지 적어놓았는데 경찰은 물론 법원까지 내통하는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이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만 해도 무지 바빴다. 체포영장 만기를 하루 앞두고 저희 당과 국수본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느라 전화기에 불이 나고 회의가 이어졌다'고 썼다. 현재 해당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메신저 역할' 내용이 삭제됐다. 논란이 일자 이 의원은 이날 해당 이슈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게시글을 문제 삼아 이 의원과 국수본 관계자를 직권남용·청탁금지법위반·공무상비밀누설죄 등으로 고발했다. 민주당과 국수본이 수사 기밀을 공유하며 정상적인 수사체계를 무너뜨렸다는 이유다. 국민의힘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대검찰청에 이상식 의원, 그와 내통한 성명 불상의 국수본 관계자를 직권남용·청탁금지법위반·공무상비밀누설죄 등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가수사본부 고위직과 통화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면 즉시 국가 수사체계를 재정비하고 관계자를 문책해야 한다"며 "그것이 국가수사본부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국회 본회의 현안 질의에서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불러내 이 의원의 '국수본 메신저 역할' 논란에 대해 따져 물었다. "이상식 의원 페이스북 글을 봤느냐"는 나 의원의 질의에 이 직무대행은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나 의원이 "뉴스도 안 보느냐"고 따져 묻자, 이 대행은 "언론을 통해 메신저 역할을 한다는 내용만 알고 있을 뿐 구체적인 것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에 나 의원은 "어느 경찰공무원이 이상식 의원과 내통해 체포영장 집행 시기와 체포영장 발부 시기를 알려줬는지 감찰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국수본을 항의 방문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에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이상식 의원과 연락을 나눈 사실이 없고, 총경 이상을 확인했으나 밝혀진 바도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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