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총회서 시공사 선정 무효 안건 부결
시공사 "빨리 착공해야" 조합 "다시 찬반 물어야"
조합원 불만 최고조 "9년째 진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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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가 쳐진 대구 중구 서문시장 4지구의 모습. <영남일보DB> |
화재로 잿더미가 된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재건축사업 관련 갈등이 9년째 이어지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놓고 수 년째 잡음이 나오면서 상인들의 불만과 박탈감도 극한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13일 서문시장 4지구 시장정비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열린 조합 총회에서 A시공사를 상대로 한 '선정 무효' 안건이 부결됐다. A사는 작년 5월 조합 총회를 거쳐 서문시장 4지구 재건축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투표 결과, 해당 안건은 찬성 244표, 반대 237표, 기권 및 무효 13표로 참석자 과반의 표를 얻지 못했다.
A시공사는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측은 "적법한 절차로 시공사에 선정됐다. 정상이라면 작년 8월에 공사가 들어갔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부결됐으니 더 얘기할 것도 없이 빠른 착공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합 측은 시공사를 갈아 치우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장을 찍어야 하는 투표용지에 서명 등을 해서 기권 처리된 표들이 많은데, 이들 표가 대부분 찬성 입장이라는 게 조합 측 주장이다. 조합 주장대로 일부 기권표가 찬성 처리되면 찬성표는 과반을 넘어서게 된다.
4지구 조합장은 "일단 투표 결과에서 시공사 무효 찬성표가 더 많았다"며 "양측 다 과반 표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이후 조치는 조합원들의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 안건을 재상정할 지는 검토 중이다. 법률 자문도 받고 있다"고 했다.
공사가 차일피일 지연되면서 상가 재건을 바라는 조합원들의 불만도 커져만 간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조합원들을 위해서라도 시공사와 조합 모두 원활한 합의를 이뤄 빨리 재건축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며 "서문시장 2지구는 6년 10개월 만에 모든 공사를 끝냈는데, 4지구는 9년째 아무 진전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구경모 수습기자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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