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교육감, “A군의 의로운 행동 올바르게 전하겠다” 눈물의 조문
최재훈 군수 일행 “숭고한 희생에 지역사회가 큰 울림” 유가족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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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 장례식장 백합원 10호실 입구. 친구를 구하다 희생한 중학생 A군(14)을 기리고자 놓인 근조화환과 근조기가 차분히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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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의 얼음이 녹아가는 저수지 위, 누군가 던져 놓은 듯 흩어진 흰 국화가 고요히 떠 있다. 친구를 구하고자 목숨을 바친 중학생 A군(14)을 추모하기 위해 남겨진 것으로 보이는 이 꽃들은 그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마음을 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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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의 얼음이 녹아가는 저수지 위, 누군가 던져 놓은 듯 흩어진 흰 국화가 고요히 떠 있다. 친구를 구하고자 목숨을 바친 중학생 A군(14)을 추모하기 위해 남겨진 것으로 보이는 이 꽃들은 그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마음을 담고 있다. |
"환하게 웃던 아이가…"
15일 오전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장례식장 백합원 10호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얼음이 깨진 저수지에 몸을 던지다 숨진 중학생 A군(14)의 빈소가 소담하게 차려졌다. 침울한 분위기가 자욱했다.
빈소 한가운데에는 하얀 국화로 둘러싸인 A군의 영정이 놓였다. 영정 속 A군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빈소 방문객들은 그 미소를 마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슬퍼했다.
오전 11시 50분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빈소를 찾았다. 검은 상·하의를 입고 차분히 걸음을 옮긴 강 교육감은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유족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유족은 아무 말 없이 한쪽에 앉아 천정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강 교육감은 유족의 손을 꼭 잡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위로의 말을 건넸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얼마나 힘드실지…"
유족은 깊은 슬픔에 침묵만 지켰다. 손도 떨고 있었다. 빈소를 나서던 강 교육감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자 닦아냈다. 강 교육감은 영남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영정 속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A군의 의로운 행동을 대구 학생들에게 올바르게 알리고, 남은 아이들의 심리적 안정과 회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 5시쯤, 최재훈 달성군수와 군청 국장단도 빈소를 찾았다. 최 군수 일행은 유족의 손을 꼭 잡았다. 최 군수는 "아들의 숭고한 희생에 지역사회 모두가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유족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빈소는 시종일관 침묵이 흘렀다. 가끔 흐느끼거나 손수건을 만지작 거리는 미세한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빈소 한편에 놓인 근조화환의 하얀 리본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애도의 무게는 더 묵직해진 느낌이었다.
한 조문객은 "A군이 보여준 용기와 희생은 모든 사람에게 너무 큰 감동을 줬다"며 "그의 의로운 행동이 잊혀지지 않고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글·사진=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