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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비고령자 반응속도 최대 1초나 차이...면허반납률은 2% 수준

2025-01-22

[TBN과 함께하는 도로 위 안전모드 ON] [1]고령 운전자 딜레마<상>

게티이미지뱅크.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부쩍 늘어난 급발진·역주행 사고 등에서 운전자가 고령으로 밝혀지는 사례가 잇따라서다. 일각에선 고령 운전자 면허반납 제도 강화를 외치지만, 대안은 마땅치 않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을 제한하기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남일보와 TBN 대구교통방송은 공익캠페인의 일환으로 우선 3회에 걸쳐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실태와 대안, 타 지역 및 해외 우수사례 등을 짚어본다.

대구지역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점점 줄지만 고령 운전자(65세 이상)로 인한 사고는 오히려 늘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 사고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22일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23년 대구에서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는 1만880건으로 전년(1만1천102건) 대비 222건 줄었다. 2019년(1만4천536건)대비 25%(3천656건) 감소했다.

하지만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2023년 대구지역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천227건이다. 전년(1천980건) 대비 11%(247건) 늘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고령 운전자 사고 비중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2019년 14.4%에 불과했던 고령 운전자 사고 비율은 2020년 15.1%, 2021년 16%, 2022년 17.8%를 기록했다. 2023년엔 20%대(20.5%)를 넘어섰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 운전자 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중도 2022년 14.7%에서 2023년 26.7%로 높아졌다. 2023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86명 중 23명이 고령 운전자 사고로 숨졌다. 같은 기간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19명)보다 많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론 고령 운전자와 비고령 운전자 간 '인지능력' 차이가 꼽힌다. 동일한 조건 및 환경에서 비고령자 그룹과 반응속도가 최대 1초까지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박상권 교통안전연구교육원장(전 계명대 일반대학원 겸임교수)는 "운전은 전방 정보를 인지하고, 판단하는 과정이다. 인지반응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생각하지 못한 당황스러운 교통상황에 조우하면 엉뚱한 판단이나 오조작 가능성도 높아져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령운전자에 대해서는 본인의 주관적 판단과 객관적인 운전능력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을 통해 운전면허증 반납을 유도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의료적성검사, 사고 및 법규위반 벌점 등을 통해 고위험군 고령 운전자들을 걸러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말 기준 대구지역 고령 운전자 면허반납 인원은 6천840명이다. 하지만, 전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24만7천371명) 대비 2.75%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10만원, 20만원 혜택으로 면허를 반납해야겠다고 마음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건강 이상 등 비상시 차량이 없으면 현실적인 어려움 및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면허반납자들의 이동성을 보장할 수 있는 지속성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면허나 자격을 본인이 살아있다는 자존감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유지하는 어르신들이 상당수다. 면담을 통해 운전을 하지 않아도 면허를 유지해 주는 특화된 접근 방법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