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17만원·비계 삼겹살 논란 이어 관광객 30명 감금 주장까지
경찰, 영상 유포 차단 절차 착수…울릉군·소상공인연합회 강력 대응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저동항 위판장 한편 나무막대 사이로 오징어가 걸려 있다. 홍준기 기자
경북 울릉도가 조회수를 올리려는 유튜버의 사냥감이 되고 있다. '17만원 오징어' '비계 삼겹살' 등의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이번에는 '관광객 30명을 창고에 감금했다'는 영상으로 도마에 올랐다. 관광 현장의 잘못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범죄로 비칠 수 있는 미확인 이야기까지 사실인 양 퍼지자 주민들은 아연실색했다. 울릉도가 자극적인 콘텐츠의 표적이 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유튜브에는 울릉도 패키지여행 관광객 30명이 창고에 갇혀 특산품 구매를 강요받았다는 영상이 게시됐다. 울릉경찰서는 관련 신고 및 출동 기록이 없음을 확인하고, 영상 유포 차단 절차에 들어갔다. 울릉군과 울릉군소상공인연합회도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제의 영상에는 2박3일 여행 마지막 날 가이드가 창고 셔터를 내리고 관광객들에게 1인당 30만원 상당의 특산품을 사도록 강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과 해경이 출동하고, 관광객들이 1천만원의 위자료를 받았다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사건 발생 날짜와 장소, 여행사 등의 정보는 제시되지 않았다.
장기홍 울릉경찰서 수사과장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한 신고가 없으며, 영상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인터넷 관련 기관에 공문을 보내 영상의 유포 차단을 요청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경찰은 영상에 특정된 피해자가 없어 현 단계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과장은 "가이드의 신원도 특정되지 않았다"며 관련 당사자나 단체의 고소가 접수되면 살펴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울릉도 최대 오징어 집산지인 저동항에 오징어잡이 어선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다. 홍준기 기자
울릉군 기획실 언론홍보팀과 소상공인연합회는 관광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강력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숙박·음식·운송·특산품 판매 등 관광업에 기대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에게 지역의 평판은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주민 장미애(49·울릉읍 사동리)씨는 "불친절과 부당요금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일부 업소의 잘못과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집단 감금 주장을 같은 선상에 놓고 울릉도 전체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릉도를 둘러싼 유튜브 논란에는 지역의 자성과 억울함이 얽혀 있다. 관광객의 불만이 정당했던 사례도 있지만, 섬의 특수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채 가격만 부각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울릉도 마른오징어 논란이다. 지난 5월 마른오징어 10마리 가격이 17만원이라는 영상이 퍼지면서 울릉도는 바가지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화됐다. 김민정 울릉군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솔직히 너무 억울했다. 어획량 감소와 오징어 크기 등을 반영한 가격이었다"며 "상품의 크기와 품질, 원산지가 다르면 가격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단순히 금액이 비싸다는 이유로 폭리로 단정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비계 삼겹살' 논란은 실제 행정처분으로 이어졌다. 관광객에게 비계가 지나치게 많은 고기를 제공한 업소가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7일 처분을 받았다. 일부 울릉주민이 지방 많은 고기를 선호한다는 설명으로 업소의 잘못을 덮을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만만찮게 나온다. 자성할 부분은 자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정훈 울릉군 언론홍보팀장은 "문제는 조회수를 노린 무차별적 영상들로 인해 섬 전체 이미지가 나쁜 쪽으로 굳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라며 "이번 영상처럼 사건의 발생 자체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실제 관광객 피해와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릉도 저동항 위판장에 갓 잡아 올린 오징어가 수북이 쌓여 있는 가운데 작업자들이 오징어를 건조하기 위해 할복하고 있다. 홍준기 기자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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