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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미국판 올리가르히

2025-02-04

트럼프 2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미국판 올리가르히(Oligarch)'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올리가르히는 소련 해체 이후 국영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권력과 결탁, 부를 독차지한 러시아의 극소수 부유한 엘리트를 말한다. 최근엔 과두정치 체제에서 권력을 쥔 소수의 부유층을 지칭하며, 민주주의가 성숙한 작금의 미국에선 이례적인 현상이다. 트럼프 2기 내각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억만장자이다. 주요 직책 지명자의 평균 재산만 1인당 6억달러(약 8천700억원)가 넘어, 자본과 행정 권력의 전례 없는 결합이다. 특히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의 경우, 정권의 2인자 노릇을 하면서 국가 정책에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다. 일부에선 머스크를 '그림자 대통령' '공동 대통령'으로 빗댄다. 트럼프가 사실상 정치와 재벌의 결탁을 공식화한 것이다. 지난달 20일 대통령 취임식에선 빅테크 수장들을 각별하게 우대한 탓에 '트럼프 과두정치 서막을 알린 무대 연출'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미국의 진보진영에선 '과두제의 등장'이라며 걱정한다.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은 "머스크의 부와 영향력이 공공 정책과 민주적 의사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가 이해 충돌을 방지하는 각종 제도와 관행을 무력화한다면, 거액의 정치자금을 뿌려 돈으로 권력을 사려는 제2, 제3의 머스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이렇게 되면 부패한 '빅테크 과두정치' 집단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그래서인지 바이든의 "돈·기술·권력의 집중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고별 연설이 짙은 여운을 남긴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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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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