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김용현 전 장관 등 불출석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대통령 철수 지시 새벽 3시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윤 대통령 병력 철수 지시한 바 없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자주 찾은 무속인 비단 아씨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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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늇뉴스 |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4일 2차 청문회를 진행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 2차 청문회를 열고 '12·3 비상계엄' 관련 주요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진행했다. 다만 주요 증인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8명은 불출석했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 증인 출석은 삼권 분립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김 전 장관 측은 '형사재판 준비로 참석이 어렵다'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외에도 강의구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조지호 경찰청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명태균씨 등도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청문회에선 국회에 투입된 군 병력 철수 시점을 두고 윤 대통령 측 주장과 다른 증언이 나왔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국조특위에서 국회에 투입됐던 군 병력을 철수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새벽 3시쯤 있었다고 증언했다. 박 전 총장의 증언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 시간인 새벽 1시 이후 곧바로 철수를 지시했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과 배치된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정확히 철수 (지시) 시간은 언제였나"라고 묻자 박 전 총장은 "(12월 4일) 오전 2시 50분에서 3시 사이"라고 답했다. 박 전 총장은 계엄 해제 의결 후 윤 대통령의 호출 시점에 대해서는 "직후는 아니고 (김용현 전) 장관이 무슨 회의인지 모르겠는데 참가하라고 해서 간 적이 있다"며 "시간은 정확하지 않지만 오전 2시 40분에서 50분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들어가니 여러분이 앉아 계셨고 '철수시켜라'라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조특위에 출석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김 전 장관 등으로부터 '철수 지시'를 받은 게 아니라 자신이 판단해 철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곽 전 사령관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고 약 2분 지난 뒤에 상황을 인식했다"며 "김 전 장관이 비화폰으로 '어떻게 하냐'라고 물어봐서 제가 '국회, 선관위,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에서의 임무를 중지하고 철수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곽 전 사령관은 논란이 된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국회 투입 병력에 대한 철수 지시 여부에 대해 "(철수를) 지시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 계엄 해제안 의결을 앞두고 국회에서 빼내라고 한 대상에 대해선 '요원'이 아니라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곽 전 사령관은 "대통령이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해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원을 빼내라고 했던 그때 당시의 시점에서는 그 인원(요원)들이 본관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윤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김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밖에도 청문회에선 비상계엄 사전 모의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자주 찾았던 전북 군산의 무속인 '비단 아씨' 이선진 씨가 출석해 관심을 끌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전부터 이 씨를 찾아 계엄과 관련한 군 관계자들의 사주와 점을 수십 차례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청문회에서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 관해 물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군인(김 전 장관)이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있는지를 물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 군인이 운이 나빠서 올라가다가 멈춰지지는 않을지도 물어봤다"며 "보통 군인은 아닌 거 같다고 했더니 '장관이 될 것이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또 이씨는 '노 전 사령관이 배신자 색출을 위한 군인 명단을 제시하는 점괘를 의뢰했다고 하는데 그런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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