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신동욱 대변인 탄핵 반대 집회 보도 문제삼아
당내 일각선 자성필요 목소리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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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국가비상기도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8일 동대구역에서 '역대급 인파'가 몰려 지축을 울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두고 여의도 정치권에서 후폭풍이 불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당초 장외 집회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였지만, 동대구역 집회 후부턴 '감싸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 반대 집회를 상세히 보도하지 않은 언론을 "편향됐다"고 지적했다. 언론을 주제로 삼았지만 당 지도부에서 공식적으로 동대구역 집회 띄우기에 나선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신 대변인은 동대구역 집회에 대한 각 방송사의 메인 뉴스를 분석했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지상파 뉴스 3사에 대해 상세히 언급하면서 KBS에 대해 "탄핵 찬성과 반대 집회를 같은 비중으로 동일하게 취급했다. (집회 참여자 수가 10배가량 나이가 남에도) 자세한 비교가 없어 (시청자들이) 똑같은 규모의 집회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MBC는 '을사오적 국힘 의원들 참여' '국민 수준 우습게 아나, 영하 15도 한파에도 외친 시민들'이란 제목을 두고 "이들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나"라고 짚었다. SBS에 대해서는 "대구 역사상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는데 단 한 꼭지도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종합편성채널의 보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동대구역 집회가 거론됐다. 최보윤 비대위원은 "지난 8일 일부 지상파와 종합편성 채널이 노골적인 편향 보도를 자행했다"며 "탄핵 반대를 외치는 일반 시민의 목소리를 극우와 극렬지지자로 매도하면서 탄핵 찬성 집회는 시민의 뜨거운 열기로 미화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동대구역 집회에는 윤재옥·추경호·이만희·강대식·권영진·김승수·정희용·이인선·강명구·우재준·조지연·이달희 의원 등 대구경북(TK) 지역구 및 출신 의원들이 참석한 바 있다. 이에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 반대 집회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지도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대통령 메시지)을 최대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얘기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소장파인 김상욱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성 지지층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탄핵 반대는 다시 얘기하면 비상계엄을 했던 대통령이 복귀해야 한다는 말이고, 비상계엄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어떤 것이 보수 가치에 맞는지 보수 지지자들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수감된) 구치소와 탄핵 반대 집회에 간 의원들을 향해서도 "헌법상 헌정질서를 수긍하고, 지지층이 바른 지지를 할 수 있도록 함께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수 성향의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지난 8일 오후 2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국가비상기도회 겸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경찰 추산 5만2천여명이 집결한 것으로 파악돼 동대구역 광장 개장 이래 단일 행사로는 가장 많은 인파로 기록됐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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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