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생기면 시장직 사퇴"
'사즉생' 결기로 배수의 진
오세훈 압박도 겨냥한 듯
여권 내 잠룡으로 분류되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장직 사퇴를 시사했다. 만약 조기 대선이 실시될 상황에 대비해 '배수의 진'을 먼저 친 것이다. 홍 시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압박하는 동시에 혹시 모를 대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승부수'로 읽힌다.
홍 시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조기 대선이든 정상 대선이든 시장직에 있어야 당원들 표 얻는데도 좋고 여러 가지 면에서 효과적'이라며 시장직 유지를 제안하자, '대선이 만약 생기면 시장직을 사퇴한다'고 답했다. 조기 대선이 결정되고 국민의힘에서 대권 주자를 내기 위해 당내 경선에 돌입할 경우, 홍 시장은 시장직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데, 이를 거부한 것이다.
TK(대구경북)지역 정계와 관가에선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에 참여했다가 다시 복귀한 바 있어서다. 홍 시장도 '이재명은 되는데 나는 왜 안되나'라며 시장직을 들고 경선에 나설 줄로만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행보를 취한 것이다.
이제 같은 광역단체장이자 여권 잠룡인 오 시장에게로 눈길이 간다. 과연 오 시장은 어떻게 나올까. 오 시장이 만약 국민의힘 대권 주자 경선에 뛰어들면 서울시장직을 사퇴할까, 말까. 국민과 유권자들도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홍 시장은 기득권을 버리고 '사즉생(死卽生)'의 결기로 임하는데, 오 시장은 가만 있을 수 있을까. 14년 전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서 져 시장직을 내려놓았던 오 시장이 이번에도 시장직을 걸 수 있을까.
홍 시장이 친 배수의 진은 싫든 좋든 오 시장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선 출마를 고민 중인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도 마찬가지다.
홍 시장은 스스로도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했다. 자신의 정치 인생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홍 시장의 최측근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이만한 결기와 각오도 없이 나라를 구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홍 시장은 12·3 비상 계엄 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집중 저격했다. '용병'에 빗대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당시만 해도 우선 한 전 대표를 밀어내고 오 시장과 1대 1 대권 경쟁 구도를 구상했을 수 있다. 어쨌든 한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강경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홍 시장의 뜻대로 됐다. 홍 시장의 칼 끝은 이제 오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시장직 사퇴는 '선빵'으로 보인다. '마지막 도전에 뒷배를 대놓고 할 순 없다'는 홍 시장. 이번에도 그의 승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보는 이가 많다.
진식 정치에디터
홍 시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조기 대선이든 정상 대선이든 시장직에 있어야 당원들 표 얻는데도 좋고 여러 가지 면에서 효과적'이라며 시장직 유지를 제안하자, '대선이 만약 생기면 시장직을 사퇴한다'고 답했다. 조기 대선이 결정되고 국민의힘에서 대권 주자를 내기 위해 당내 경선에 돌입할 경우, 홍 시장은 시장직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데, 이를 거부한 것이다.
TK(대구경북)지역 정계와 관가에선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에 참여했다가 다시 복귀한 바 있어서다. 홍 시장도 '이재명은 되는데 나는 왜 안되나'라며 시장직을 들고 경선에 나설 줄로만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행보를 취한 것이다.
이제 같은 광역단체장이자 여권 잠룡인 오 시장에게로 눈길이 간다. 과연 오 시장은 어떻게 나올까. 오 시장이 만약 국민의힘 대권 주자 경선에 뛰어들면 서울시장직을 사퇴할까, 말까. 국민과 유권자들도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홍 시장은 기득권을 버리고 '사즉생(死卽生)'의 결기로 임하는데, 오 시장은 가만 있을 수 있을까. 14년 전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서 져 시장직을 내려놓았던 오 시장이 이번에도 시장직을 걸 수 있을까.
홍 시장이 친 배수의 진은 싫든 좋든 오 시장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선 출마를 고민 중인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도 마찬가지다.
홍 시장은 스스로도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했다. 자신의 정치 인생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홍 시장의 최측근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이만한 결기와 각오도 없이 나라를 구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홍 시장은 12·3 비상 계엄 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집중 저격했다. '용병'에 빗대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당시만 해도 우선 한 전 대표를 밀어내고 오 시장과 1대 1 대권 경쟁 구도를 구상했을 수 있다. 어쨌든 한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강경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홍 시장의 뜻대로 됐다. 홍 시장의 칼 끝은 이제 오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시장직 사퇴는 '선빵'으로 보인다. '마지막 도전에 뒷배를 대놓고 할 순 없다'는 홍 시장. 이번에도 그의 승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보는 이가 많다.
진식 정치에디터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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