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의 폭증…“땅값 얼마나 올랐나” 관심은 뜨겁지만 거래는 주춤
“농사 계속 지을 수 있을까”…농민들, 땅값 상승과 개발 압박 속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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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하빈면 대평2리회관 앞 두천교에서 바라 본 비닐하우스 단지. 끝없이 펼쳐진 비닐하우스들이 참외 농사를 짓는 이곳의 풍경을 보여준다. 맑은 하늘 아래, 농촌의 정겨운 모습이 펼쳐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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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하빈면 대평리와 경북 칠곡군 지천면 경계에 위치한 경부고속도로에서 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지. 푸른 하늘 아래 공장과 도로가 펼쳐져 있으며, 개발과 자연이 공존하는 모습이 보인다. |
26일 오후 대구 달성군 하빈면 대평리. 논밭이 끝없이 펼쳐진 시골 마을(100여 가구 200여명 거주)에 요즘 주민들이 크게 들썩이고 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이 확정된 데 이어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발표까지 나오면서다. 외지인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지만 주민들 표정은 기대와 불안이 교차했다.
이날 마을 들머리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사무실 안에는 지적도를 펼쳐 놓고 상담하는 모습이 보였다. 한 중개업자는 "그린벨트 해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땅값이 얼마나 올랐느냐는 문의가 빗발친다"며 "도매시장 이전 예정지뿐만 아니라 그 주변 매물에도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거래는 아직 활발하지 않다. 대구시가 2023년 3월 도매시장 이전지를 하빈면으로 확정하면서, 투기 방지를 위해 해당 지역을 '토지 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어놔서다. 이로 인해 실제 거래 건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이날 기자가 만나본 대다수 주민들은 인구 유입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했다. 인근 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66)씨는 "도매시장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북적이면 장사가 잘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참외 농사꾼 김모(72)씨는 "30년 넘게 농사를 지어왔지만, 이렇게 마을이 들썩이는 건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이전까진 땅값이 거의 변동이 없었는데, 이젠 하루가 다르게 올라간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우리 마을이 이렇게 주목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그렇다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이 마을에서 40년째 살아온 박모(75)씨는 "조용한 농촌 생활이 좋아서 이 곳에 터를 잡았는데, 갑자기 개발 바람이 불면서 마음이 불안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큰 건물이 들어서고 도로가 확장되면 우리가 알던 마을 모습은 사라지지 않겠느냐"며 탄식했다.
농사꾼들은 고민이 더 깊어 보였다. 대평리는 참외·토마토 주산지 중 한 곳이다. 많은 주민들이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왔다. 하지만 도매시장 이전과 함께 상업지구가 돼 개발이 본격화되면 농지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참외 농사를 짓는다는 이모(68)씨는 "땅값이 오르면 농사짓는 것보다 땅을 팔고 나가는 게 이득이라는 얘기도 많다"며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 같은 농민들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혀를 끌끌 찼다. 일부 주민들은 농지를 계속 보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개발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지켜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생활 환경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한 농촌 마을이 하루아침에 상업지구로 바뀌면서 주민들은 벌써부터 소음 증가와 생활권 침해를 걱정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정모(53)씨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장사는 잘될지 몰라도, 그만큼 교통 체증이 심해지고 밤에도 시끄러울 것이다. 지금처럼 한적하고 평온한 생활이 사라질까봐 두렵다"고 했다.
교통 인프라 문제를 걱정하는 이들도 늘고 있었다. 현재의 도로 여건으론 대형 물류 차량이 오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한 주민은 "도매시장 이전으로 물류 차량이 몰려들 텐데, 지금 같은 좁은 도로로는 감당이 안 될 것"이라며 "도로 확장 계획이 빨리 그리고 제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글·사진=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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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