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경북 안동의 한 읍소재지 마을회관에 찢어진 태극기가 거센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피재윤 기자
광복 80주면을 맞았지만 경북 안동의 한 마을회관 곳곳에서 찢어진 채 게양된 태극기가 목격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7일 오후 안동의 한 읍소재지 마을회관 앞 게양대엔 찢어진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함께 휘날리던 노인회기와 안동시기의 상태도 마찬가지였다.
훼손 상태는 심각했다. 태극기는 물론 노인회 깃발과 안동시기 곳곳이 찢어져 있었다. 먼지가 눌어붙어 마치 불에 그을린 것처럼 검게 물든 상태였다.
한 주민은 “태극기 상태를 보면 수개월은 더 지난 것 같다. 어떻게 저 지경이 될 때까지 그냥 뒀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이날은 안동시가 각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국기 게양대 정비를 완료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날이다.
주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한다면서, 정작 시민보다는 행정 위주의 보여주기식 정책을 펼친 것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마을 주민은 “인근에 펜션도 즐비해 있어 외부 손님이나 관광객도 가끔 마을을 찾곤 한다"며 “곧 3.1절인데, 행정기관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도 좀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헌법상 심한 비·바람 등으로 훼손되거나 존엄성이 유지되기 어려운 경우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처벌 규정은 없는 상태다.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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