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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스케치] 국힘 지도부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 달성 사저 앞 ‘긴장감 팽팽’…환호와 비난 교차한 1시간

2025-03-03

꽃다발 든 주민과 날선 유튜버…국민의힘 방문이 남긴 여운

“박 대통령님 힘내세요” vs. “정치 쇼 그만”…현장에서 드러난 보수층 분열

[Y 스케치] 국힘 지도부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 달성 사저 앞 ‘긴장감 팽팽’…환호와 비난 교차한 1시간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3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사저를 떠나기 전 유영하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3일 오전 11시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오거리. 이곳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 도로에는 이른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서성였다. "오늘 누가 온다던데." "국민의힘(이하 국힘) 지도부라던데, 무슨 말이나 제대로 하고 가려나." 서로 작은 목소리로 주고받는 대화 속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점심 무렵이 되자, 사저 앞 도로는 북적이기 시작했다.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방송 장비와 삼각대를 설치하며 생중계를 준비했다. 일부 유튜버들은 마이크를 통해 흥분된 목소리로 "박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대형 스피커에선 애국가와 군가가 번갈아 흘러나왔다. 일부 유튜버들은 권영세 국힘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자를 용서할 수 없다"는 격한 발언도 쏟아냈다.

이날 사저 앞에는 주민 100여명도 모습을 보였다. 60대 후반의 한 여성은 손에 꽃다발을 들고 초조한 듯 서 있었다. "직접 전해드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한 50대 남성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우리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사저 담벼락을 향해 합장한 뒤 조용히 서 있었다.

정각 오후 2시가 되자, 검은색 차량 여러 대가 사저 앞 도로에 멈췄다. 일부 주민들은 "왔구나!"며 반색했지만, 다른 이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제 와서 무슨 낯으로 찾아온 거냐"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검은색 정장차림을 한 국힘 지도부 인사들이 한 명씩 차량에서 내리자 카메라 플래시가 쉴새없이 번쩍였다. 오래된 정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상케했다.

국힘 지도부가 사저로 들어가자 곧잘 문은 굳게 닫혔다. 면담은 비공개였다. 정치권에선 당 운영 방향과 보수 진영 결집에 대한 조언이 오갔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면담 시간동안 사저 밖에선 주민들과 유튜버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일부 유튜버들은 "안에서 무슨 대화를 하는 지 알려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몇몇 주민들은 사저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오후 3시쯤 국힘 지도부가 사저에서 나와 차량에 올라타자 유튜버들은 끝까지 쫓아가며 질문을 던졌다. "왜 이제 와서 박 전 대통령을 찾았느냐"며 다그친 것. 지도부는 이렇다할 답변 없이 차를 타고 시야에서 빨리 사라졌다. 일부 주민들은 아쉬운 듯 우두커니 서 있었다. 유튜버들은 즉석 방송을 켜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며 실시간 댓글을 확인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사저 현장엔 여운이 가득했다. 한 주민은 "국힘 지도부가 와서 뭐라도 변화가 있으면 좋겠지만, 결국 정치인들은 정치인일 뿐"이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또 다른 주민은 "그래도 박 전 대통령을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날 국힘 지도부의 박 전 대통령 사저 방문은 보수 진영 내부의 복잡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기대와 실망, 응원과 비판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마련된 이번 방문이 향후 국힘과 보수층 사이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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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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