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아파트 개발이 대부분
전체 감정가 8천200억원 넘지만]
매각 지연에 금융권 부실 우려
주택·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대구에서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사업장이 크게 늘고 있다. 미분양 증가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불어난 금융비용을 제때 갚지 못한 주상복합아파트 개발 사업지가 대부분이다. 경매·공매로 대출금 회수에 나서고 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3일 금융감독원의 'PF 정보공개 플랫폼'을 확인한 결과, 경매·공매 대상인 대구의 매각 추진 사업장은 모두 12곳으로 확인됐다. 매각 대상 사업장의 전체 감정평가액은 8천200억원에 육박한다.
달서구 본리동 한 주상복합 사업장은 2022년 대구시로부터 주택건설사업 계획을 승인받은 곳이다. 2023년부터 대구 주택경기가 내리막길로 들어서면서 사업 추진을 못하고 있다가 브릿지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해 매각 대상에 올랐다. 토지 면적은 1만2천162㎡, 감정가는 2천152억4천만원 수준이다. 북구 칠성동 또 다른 주상복합 사업장(토지 감정가 634억7천500만원) 역시 브릿지론 상환을 못해 공매 전환된 사업장이다. 브릿지대출은 개발 사업장의 토지를 구입할 때 대출받는 형태다.
달서구 상인동 오피스텔 개발 사업지(면적 8천120㎡)는 공매 최종 유찰로 수의계약 대상으로 전환됐다. 지난해 8월 910억원에 시작한 최초 공매가격은 그해 12월23일 420억370만원으로 낮춰 17회차 입찰까지 진행됐지만 최종 유찰됐다. 해당 사업지 채권단은 새마을금고 20곳으로, 대구지역 새마을금고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매각 지연에 따른 금융권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채권단 중 한 곳인 중대구새마을금고 경우 지난해 6월 기준 손실위험도 가중여신비율이 26.46%로, 전기 2023년 12월 12.87%에 비해 2배 이상(13.59%포인트) 증가했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도 9.3%로 직전(4.36%)보다 4.94%포인트 커졌고, 연체대출금 비율 역시 5.36%에서 10.55%로 5.19%포인트 증가하며 재정건전성 지표가 크게 나빠졌다.
수성새마을금고 역시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6월 7.34%로, 전기 6.75%와 비교해 0.59%포인트 올랐고, 연체대출금비율은 4.05%포인트 급증한 9.73%로 확인됐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회수 의문이거나 추정손실로 분류된 대출로 부실채권 지표로 쓰인다. 금융감독원은 부실 부동산 대출이 쌓이면 향후 금융권 연체율 상승과 같은 금융권의 부실 우려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이달 중 부실 우려 사업장을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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