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과 배려의 말을 건네면
소소한 일상이 더 풍성해져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
마음마다 심은 감사의 말이
싹이 자라 무성한 숲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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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
봄입니다. 새로운 계절, 새로운 마음으로 활기찬 나날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덕담으로 글을 시작했습니다. 덕담은 '남이 잘되기를 비는 말'입니다. 우리는 바쁜 일상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 봄부터 마음의 여유를 찾아 '남'이 잘되기를 비는 마음을 가져 봅시다. 어른들이 먼저 실천하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배울 것입니다.
사람 사는 일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비슷합니다. 세끼 밥 먹고, 주어진 일을 하고, 때가 되면 잡니다. 좋은 일도 하고, 가끔 잘못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좋은 일에는 우쭐하고, 잘못한 일에 대해 후회, 반성, 성찰합니다. '나'도 '남'도 좋은 일을 할 수 있고, 가끔 잘못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열심히 살지만, 실수도 한다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것입니다. 잘할 때는 칭찬하고, 잘못할 때는 감싸주면 좋겠습니다. 다만 잘못한 사람은 미안해하고, 배려해 주는 주변에 감사하면 좋겠지요. 그런 마음을 알리는 가장 좋은 수단이 말입니다.
사람 관계는 말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큰 오해를 만들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감동을 만듭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끼리 웃으면서 '안녕하세요'라고 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필자의 출근 시간과 아파트 관리 아저씨가 분리수거장을 정리하는 시간이 거의 같아, 늘 '수고 많으시다'는 인사를 건넵니다. 아저씨도 잘 다녀오라고 인사해 주십니다. 짧은 몇 마디로 일하시는 아저씨나 출근길의 필자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남'을 욕하고 비난하기는 쉽습니다. '남'도 나를 욕하고 비난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칭찬과 감사하기는 어렵습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 두세 번만 표현해 보면 금방 익숙해질 것입니다. 앞으로는 상대가 들으면 기분 좋을 말을 더 많이 건넵시다. 봄 향기 같은 아름다운 말을 건넵시다. 그 말은 더 좋은 말이 되어 내게로 건너올 것입니다.
2월 퇴임한 서울 중동고 이명학 교장은 한 학기 내 욕하지 않는 학생에게 배지를 주는 칭찬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욕하지 않은 학생이 처음에는 120명이 선정되었지만, 다음 학기에는 160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말이 곧 인간이라는데, 욕하지 않는 인간이 많아졌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누군가 관심을 지니고 노력하면 세상은 바뀝니다.
사람은 혼자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내가 입고, 먹고, 사는 일은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루어집니다. 김치가 식탁에 오르는 것만 생각해 봐도 그렇습니다. 누군가 배추씨를 뿌리고, 때맞춰 물을 주고 약을 쳐야 합니다. 수확하고 다듬고,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버무리고 포장해서 가게에 내놓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노고가 담겼습니다. 그러니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마땅하지 않습니까? 김치 사는 돈을 냈으니 그만이라고요? 돈을 들여도 할 수 없는 일이 많습니다. 대가를 치렀다고 상대방 노고에 관한 감사함이 사라져서는 안 됩니다.
오늘부터 덕담을 건네거나, '남'을 배려하거나, 칭찬과 감사의 말을 건네는 일 어느 것이든 시작합시다. 소소한 일상이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우리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입시다. 그런 다음 아이들에게도 알려줍시다. 세상은 누군가의 도움으로 움직인다는 사실과 그 고마움을 말입니다. 작은 칭찬과 감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바뀐 그 세상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입니다.
이 봄, 마음마다 칭찬과 감사의 말을 심읍시다. 싹이 자라 무성한 숲이 되길 바라면서.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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