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心身열전] (13)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조정 나원희
2023·2024년 국대 활동 이력
아시안컵 쿼드러플스컬 1위
몸은 힘들지만 성취감도 커
올 11월 국대 선발전도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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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조정팀 나원희 선수가 연습 중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왼쪽)과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조정팀의 연습 모습. 맨오른쪽이 나원희 선수.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조정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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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조정팀 나원희 선수가 연습 중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왼쪽)과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조정팀의 연습 모습. 맨오른쪽이 나원희 선수.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조정팀 제공> |
조정은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 후진해 속도를 경쟁한다. 혼자서 경기하는 싱글스컬과 2인승 더블스컬, 4인승 쿼드러플, 무타페어(2명), 에이트(8명 )로 나뉜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조정팀 나원희(23) 선수를 최근 대구시체육회 한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키가 꽤 컸다. 192cm. 춘천 소양고 출신으로 2020년 1월 대구 조정팀에 입단했다. 2023·2024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2024 아시안컵 조정대회 쿼드러플스컬 1위, 제49회 장보고기 전국조정대회 싱글스컬 1위에 빛난다.
"키가 크고 팔 다리가 길어 노를 길게 저을 수 있다"며 환하게 웃는 나원희는 초면에도 친화력이 좋았다. 중학교 때 "체격 좋다"는 소릴 듣고 친구와 함께 조정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유럽 출신 조정 선수들 중엔 2m 넘는 장신이 흔하다.
인터뷰 중 달성군 강정보 상류에서 조정 연습을 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한번에 12km, 왕복해 24km 노를 젓는데,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다. 물 위를 미끄러지듯 전개되는 조정은 겉보기엔 그리 힘들어 보이진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힘든 스포츠는 마라톤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다음으로 힘든 종목을 꼽으라면 조정이 입에 오르내린다. 철인 3종 경기와 함께 극한의 스포츠로 정평이 나있다.
몸의 고통이 클 것 같다. 전신운동인 조정은 등과 배, 팔과 다리를 같이 쓰면서 뒤로 나아간다. 숨 돌릴 틈없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무조건 노를 저어야 경기가 성립한다. 경기 직후, 다리가 굳어서 움직이지 않은 일은 비일비재. 근육이 오래 가면서 심폐지구력이 좋아야 한다.
그는 "노를 저어 결승선에 도착하면 맥박이 200이 넘는다. 목구멍에서 피맛이 올라올 정도"라면서 "다른 종목 선수들에겐 미안하지만, 조정하다가 다른 종목 하면 쉬울 것 같다는 얘길 선수들끼리 자주 한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선수로서 느끼는 조정의 매력은 뭘까. 나원희는 뜻밖의 대답을 했다. "강물이 잔잔하면 (조정 보트를) 타고 싶다"면서 "노가 물살을 가를 때 나는 '촤르르륵' 소리가 마치 ASMR처럼 들린다. 몸이 힘들어도 이 소리가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또 반복적으로 노를 젓는 행위가 엄청난 지루함과의 싸움이라고도 했다. "경기가 끝나면 지루함이 끝난다. 해냈다는 성취감이 엄청나다"고 덧붙였다.
올해 목표는 오는 11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다시 뽑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꿈에 대해 묻자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 마지막까지 버텨 꼭 꿈을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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