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324020322373

영남일보TV

[현장 인터뷰]화마와 사투 벌이는 산불진화대원 “무조건 막아야한다는 일념으로 버틴다”

2025-03-24
[현장 인터뷰]화마와 사투 벌이는 산불진화대원 “무조건 막아야한다는 일념으로 버틴다”

경북 의성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지 사흘째인 24일 오후 의성군 안평면 삼춘리 한 야산에서 소방대원이 잔불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의성군청 산불진화대 대원인 A씨. 그는 24일 오후 영남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3일간의 치열했던 진화 상황을 설명했다. A씨가 출동명령을 받은 것은 지난 22일 토요일 오전 11시 25분. 산불이 발생한 곳은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였다. 현장 상황은 열악했다. 산세가 험해 최초 발화지점으로 접근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A씨는 “물 15㎏이 든 등짐펌프와 진화 정리용 갈퀴 등 진화장비를 들고 가파른 산을 오르려니, 숨이 턱까지 차 올랐다. 바람까지 강해 불길을 잡는 것은 희망사항일 뿐이었다"고 했다.

다른 현장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번에는 전통사찰인 운람사를 둘러싼 양쪽 산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발견했다. 금방 운람사를 둘러싸고, 화염이 치솟았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등짐펌프로 물을 뿌려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A씨는 “운람사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거센 불길을 이기지 못한채 허탈한 마음으로 또 다른 현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당시의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옥산면 강변으로 이동해 뜬눈으로 새벽 4시까지 대기했다. 그러던 중 안계면 소재 주택 3채가 산불로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는 연락을 받고 방화선 구축을 위해 급히 이동했다. 그는 “집들이 화마에 휩싸일 뻔했는데,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버텼다"면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화마와 사투를 벌인 첫날 밤의 기억을 더듬었다.

두 번째 날인 23일도 화마와의 사투는 계속됐다. 쪽잠을 청할 겨를도 없이 맞이한 둘째 날 새벽 6시 30분,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이날은 4~5곳의 산불 현장을 오가며 불길을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특히 점곡면 산 아래 한 주택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선 구축에 집중했다. 그는 주택이 불길에 휩싸이는 걸 막으려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모든 대원이 힘을 합쳐 (소화기 - 물대표) 방어선을 구축한 덕에 다행히 주택을 지켜낼 수 있었다.

둘째 날 늦은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그가 눈을 붙인 시간은 겨우 3~4시간 정도였다. 그렇게 맞은 세번째 날인 24일 새벽 5시 30분 동료 진화대원들과 옥산면 감계리 야산에 도착하자, 산 능선을 뱀이 기어가듯 불길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이날 오후 A씨는 다시 점곡면 사촌리로 확산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달려갔다. 그는 “산불 현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끼니도 제때 못 챙기지만, 멈출 수 없다"며 “집을 잃고 대피소에 있는 주민들 생각에 힘을 더 내 본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산불 현장으로 향했다. 끝으로 A씨는 “지금도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지만, 우리 진화대원들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을 잊지 않았다.


기자 이미지

정운홍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마창훈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