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산불 희생자에 조용한 축제로 응답
동구, 신규 봄 축제 ‘두두벚동’ 예정대로 추진

왼쪽은 조용한 벚꽃길을 걷는 시민 모습으로, 공식 행사를 축소한 달성군의 차분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오른쪽은 무대 공연과 관객들로 활기찬 동구 축제 현장을 보여준다.<영남일보 AI 제작>
경북 북부 지역에서 대형 산불로 사망자와 이재민이 급증하는 가운데, 대구 지역 두 자치구가 벚꽃 축제를 앞두고 정반대의 결정을 내려 주목된다.
대구 달성군은 공식 행사를 축소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 축제를 진행하기로 한 반면, 동구는 당초 계획한 프로그램을 그대로 강행키로 한 것.
영남일보 취재결과, 오는 28일부터 달성군 대표 봄행사인 '달창지길 벚꽃축제'(유가읍)와 '옥포 벚꽃 축제'(옥포읍)가 열린다.
하지만 군은 26일 자체 긴급 회의를 열어 꽃 축제 행사의 초대가수 공연과 개회식 등 주요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키로 했다.
축제를 아예 멈추지는 않되, 지역 주민 중심의 조용한 행사로 전환한 것이다.
유가읍·옥포읍번영회 측은 “축제 본질은 지역 공동체가 함께하는 데 있다"며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동구는 축제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
28일부터 이틀간 동촌유원지 해맞이다리 일원에선 동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봄 축제 '두두벚동(두근두근 벚꽃 동구)'이 열린다.
청년가요제, 아양폭포 미디어파사드 점등식, 봄밤 오케스트라 음악회 등 다채로운 공연이 예정돼 있다.29일엔 가수 케이윌과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무대에 오른다.
축제는 '동구존', '두근존', '반짝존'으로 나뉘어 구성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어린이 벼룩시장, 그랜드피아노 자유 연주 공간, 야간 조명 콘텐츠 등 체험 프로그램도 다수 마련돼 있다.
동구청 측은 “현재까진 일정 변경 없이 계획대로 축제를 준비 중"이라며 “산불 상황과 여론을 살피며 추가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달서구지역 한 시민은 “벚꽃이 핀다고 모두가 같은 봄을 보내는 건 아니다. 행사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초대형산불로 지역사회가 모두 침울한 상황이다. 최소한의 배려는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최시웅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