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이 5천원으로…정부 민원 시스템 ‘허술한 출발’
행정 디지털화 첫걸음, 신뢰 흔드는 허술한 준비
![[단독] 모바일 신분증 첫날부터 ‘삐걱’…수수료 절반만 청구](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3/news-p.v1.20250328.2b7dac1bd23d4e149e6c8eef90e0803d_P1.jpg)
28일 대구 한 시민이 신청한 모바일 주민등록증 재발급 민원이 수수료 오류로 '처리불가(수수료 취소/환불)'로 표시된 화면.<영남일보 독자 제공>
행정안전부가 28일부터 전국 확대 시행에 들어간 모바일 주민등록증 제도에서 첫날부터 수수료 청구 오류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시스템 설계 및 검증 과정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오류는 이날 대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정부24'를 통해 모바일 주민등록증(IC칩 기반 방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IC칩이 내장된 실물 주민등록증을 휴대전화에 접촉해 등록하는 방식으로, 발급 수수료는 1만 원이다.
그러나 이날 시스템은 정상 수수료 대신 5천 원만 청구했다.
민원 접수는 문제없이 처리됐고, 접수기관은 대구 한 행정복지센터로 지정됐다.
접수 상태 역시 '정상 접수'로 표기됐다.
하지만 시스템 오류를 파악한 정부24 관계자는 이날 저녁 늦게 민원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수수료가 시스템상 잘못 청구됐다"며 신청을 취소하고 다시 접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의 금액 계산 기능에 명백한 오류가 있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 구조적인 문제로도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모바일 신분증 제도는 실물 신분증 없이도 행정복지센터, 공공기관, 금융기관, 병원, 편의점 등 다양한 장소에서 신원 확인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확대 시행과 함께 '진위확인·사본저장 서비스'도 도입돼 공무원의 신원 확인 절차까지 간소화됐다.
그러나 시행 첫날부터 기본적인 청구 금액 오류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준비 부족과 시스템 검증 미비가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요금 산정'과 같이 행정서비스의 기본 중의 기본이 흔들렸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이번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했지만, 정작 가장 핵심적인 시스템 오류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구 A 지자체 관계자는 “수수료는 민원인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인데, 이 금액을 시스템이 잘못 계산한 것은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행정 신뢰의 문제"라며 “실제 금전이 오가는 부분에서 오류가 생겼다는 건 사전 검증이 충분치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B 지자체 관계자 역시 “모바일 신분증 제도는 향후 디지털 행정의 핵심 기반이 될 제도인데, 도입 첫날부터 금액 오류가 발생했다는 건 국가 행정 시스템의 완성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류가 발생한 정부24는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대국민 민원 서비스 포털이다.
수많은 민원 접수와 처리를 책임지는 핵심 창구인 만큼, 이러한 시스템 오류는 단건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서비스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오류 발생 경위와 시스템 재점검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오류가 시스템 전체의 문제인지, 특정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예외인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례는 정부가 '디지털 전환' 기조 속에서 추진 중인 행정 디지털화 정책의 허술한 이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전국 시행 이전에 충분한 사전 검증, 시스템 보완, 그리고 오류 발생 시 대처 매뉴얼이 미리 마련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시스템 운영 책임 주체의 대응 투명성이 향후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