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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책 읽는데 시간당 1만원?”…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 이용료 논란

2025-04-13 17:11

올해 7월 개장 앞둔 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
펜션·게르·돔 등 유형별 시간당 8천~1만원
시민단체 “공공시설인 만큼 이용료 낮춰야”
남구청 “운영비 마지노선에 맞춰 책정한 것”

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가 들어설 앞산 골안골 전경(옛 앞산해넘이캠핑장). <영남일보DB>

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가 들어설 앞산 골안골 전경(옛 앞산해넘이캠핑장). <영남일보DB>

대구 남구 앞산 골안골에 당초 들어서기로 했던 앞산해넘이캠핑장 대신 조성될 '숲속 책 쉼터(이하 쉼터)'가 때아닌 이용 요금 논란에 휩싸였다. 쉼터가 도서관 성격을 띤 문화시설인 탓에 '유료화'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사용 시간 대비 이용료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높게 책정돼 시민 접근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13일 영남일보가 대구 남구청에 확인 결과, 최근 남구청은 '남구 숲속 책 쉼터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오는 7월 문을 열 예정인 '숲속 책 쉼터'는 건축법 위반으로 사업이 좌초된 앞산해넘이캠핑장(부지면적 3천여㎡) 대신 들어서는 문화시설이다. 이용자는 예약을 통해 일정 시간 동안 독립된 공간을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일반 공공도서관처럼 도서를 외부로 반출할 수는 없지만, 이용자는 해당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모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쉼터를 이용하게 된다.


해당 조례안에는 쉼터 이용 요금 기준 관련 내용이 담겼다. 쉼터별 시간당 이용 요금은 △펜션형(6명) 1만원 △게르형(4명) 9천원 △돔형(3명) 8천원이다. 이용 시간이 연속 3시간이면 30%, 국가유공자 및 장애인은 20%, 남구 주민은 10% 할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쉼터 이용 요금 책정을 두고 불편함을 나타내고 있다. 문화시설 운영관리비 확보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용료 징수에 대한 '정당성'이 부족하고, 이용료 산정 또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특히 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유사 시설과 비교해도 요금이 높은 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와 타 지자체 독서 쉼터의 시설 성격과 이용 요금 등을 비교한 그래픽. <그래픽=생성형AI>

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와 타 지자체 독서 쉼터의 시설 성격과 이용 요금 등을 비교한 그래픽. <그래픽=생성형AI>

◆ 다른 지역 시설과 비교해 보니


실제 사업 규모가 비슷한 수원시 '푸른 숲 책 뜰'과 대구 남구 쉼터를 비교해 보면, 이용료 부문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수원의 '푸른 숲 책 뜰'은 녹지공간 내 총 5개 독서 시설(최대 4인 기준)로 구성됐다. 이용 요금은 시설 모두 3시간 기준 1만원이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한부모·다문화 가정은 50%, 다자녀 가정은 30% 할인돼 남구 숲속 책쉼터보다 할인 폭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 도서관사업소는 "요금을 처음 산정할 때 시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쳤고, 타 지자체 공공시설 사용료도 참고했다"며 "공공성을 고려해 시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한 만큼 인건비와 시설관리비는 예산을 투입해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매월 1일 오전 10시에 다음 달 예약을 받고 있는데 장애인, 어르신 등을 위해 따로 빼둔 한 방을 제외하고 4개 방은 당일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구 남구 '숲속 책 쉼터'는 4인형 시설 '게르형'을 연속 3시간 이용할 시 2만7천원 정가에서 30% 할인된 1만8천900원이 적용된다. 같은 조건에서 쉼터가 수원의 '푸른 숲 책 뜰'보다 2배가량 비싼 셈이다.


이밖에 예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형 독서 쉼터도 있다. 서울 양천구의 '책 쉼터'는 시민들이 공원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성된 문화공간이다. 별도의 예약이나 이용료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양천구는 자연 속에서 독서와 휴식,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2020년 양천공원을 시작으로 파리공원·넘은들공원·용왕산공원·오목공원 등 모두 5곳에 책 쉼터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도서를 외부로 대출할 수는 없지만 시민들은 주로 현장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있다.


양천공원 책 쉼터의 경우, 공원 한가운데 자리 잡은 데다 통유리 창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자연과 바로 이어지는 듯한 개방감을 주고 있다. 소장 도서도 1만권 가까이 돼 주민들의 이용이 꾸준하다고 양천구청은 전했다.


각 쉼터에서는 무드등 만들기, 명화 그리기, 장난감 만들기 등 시민들이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매달 문화예술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참가비는 3천원 수준이다.


수원시 푸른숲책뜰 외관(왼쪽)과 내부 모습. <수원시 제공>

수원시 푸른숲책뜰 외관(왼쪽)과 내부 모습. <수원시 제공>

이러한 비교 사례가 알려지면서 남구 '숲속 책 쉼터'의 이용 요금 수준을 두고 지역 시민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민 박영진(45·남구 이천동)씨는 "수원의 경우 이용요금이 3시간에 1만원이라는데, 대구는 왜 두 배나 비싼지 모르겠다. 대구 시민 소득이 수원보다 높은 것도 아니지 않냐"며 "손익분기점을 따지기 전에 다른 지자체는 어떻게 시민 부담을 줄였는지 먼저 파악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주민 김지훈(39·남구 대명동)씨도 "아이들과 숲에서 책을 읽거나 쉬다 올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해서 기대는 되지만, 가족이 함께 이용하려면 비용이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공공시설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요금을 좀 더 낮추거나 이용시간을 늘리는 방식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김서연(37·중구 동인동)씨는 "인근에 아이들과 편하게 놀거나 쉴 만한 공간이 많지 않아 숲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설이 생긴다는 점은 반갑다"면서도 "가족이 함께 이용하기에는 이용료가 부담스럽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할인 혜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시민단체에서도 이용 요금의 적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구참여연대 강금수 사무처장은 "숲속 책 쉼터는 일반 회사가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공공기관이 주민 편의를 위해 조성하는 시설인 만큼 손익을 따지기보다 좀 더 저렴하게 사용료를 책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법적인 논란으로 캠핑장 관련 사업이 2년 가까이 미뤄진 상황에서 행정 실패에 따른 예산 차질을 주민에게 지우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 전문가 제언 … "요금은 공공성, 시민 접근성 우선 고려를"


전문가들은 공공시설 이용 요금은 수익성보다 공공성과 시민 접근성을 우선 고려해 책정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앙대학교 이병훈 교수(사회학과)는 "공공시설은 민간 시설과 달리 운영비를 이용료로 전액 충당하는 구조가 아니라 일정 부분은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을 전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며 "시설 관리비 일부를 이용료로 부담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시민 이용이 위축될 정도로 요금이 높게 책정되면 공공시설의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공시설 이용 요금이 지역별로 지나치게 큰 격차를 보이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마다 재정 여건이나 정책 방향에 따라 요금 수준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공공시설인데도 지역에 따라 큰 격차가 발생한다면 주민들이 체감하는 행정 서비스 수준에도 차이가 있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공공시설이라면 무엇보다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사한 기능을 하는 타 시설에 비해 이용 요금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 대구 남구청 황재원 공원녹지과장은 "개장 후 5년간 운영비를 추계해 손익분기점을 넘지 않는 마지노선에 근거해 요금을 책정했다"며 "책 쉼터는 단순한 독서 공간에 한정되지 않고 회의나 독서모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예약자에게는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이용 편의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쉼터 내 카페 등 부대시설이 위탁 운영될 시 이용료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있는데, 아직은 이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양천구 양천공원에 조성된 책 쉼터 내부 모습. 양천구는 공원 속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2020년 양천공원을 시작으로 파리공원·넘은들공원·용왕산공원·오목공원 등 모두 5곳에 책 쉼터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양천구청 제공>

서울 양천구 양천공원에 조성된 '책 쉼터' 내부 모습. 양천구는 공원 속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2020년 양천공원을 시작으로 파리공원·넘은들공원·용왕산공원·오목공원 등 모두 5곳에 책 쉼터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양천구청 제공>

한편, 이번에 입법예고된 남구청 책 쉼터 조례안에는 시설 관리·운영을 법인이나 단체 등에 위탁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조례안 구조상 향후 쉼터 운영 전반이 위탁으로 전환될 경우, 이용료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남구청 황재원 공원녹지과장은 "쉼터에 대한 민간 위탁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조례안에 포함된 위탁 관련 조항은 향후 북카페 등 부대시설 운영 방식에 대비해 일반적인 규정을 둔 것일 뿐 쉼터 전체 운영을 민간에 맡기기 위한 취지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남구청은 카페 운영을 직영으로 할지, 위탁으로 할지를 두고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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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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