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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 저수지 중학생 희생, ‘의로운 시민’ 제도도 바꿨다

2025-04-23 11:25

의사자 지정되면 시의회 심의 생략…위로금 기준도 세분화
하중환 시의원 대표발의 지원·예우 조례 개정안 심의 통과

물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다 숨진 달성군 중학생의 희생을 계기로 대구시 의로운 시민 조례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한 소년의 용기가 지역사회 공감과 제도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지=생성형 AI>

물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다 숨진 달성군 중학생의 희생을 계기로 대구시 '의로운 시민' 조례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한 소년의 용기가 지역사회 공감과 제도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지=생성형 AI>

한 소년의 선택이 제도를 움직였다.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든 열네 살의 용기<영남일보 1월13일 온라인 보도 등>가 지역사회의 공감을 이끌었고, 결국 행정 제도까지 바꿔 놓았다. 물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다 숨진 대구 달성군 중학생의 희생이 그동안 사실상 작동하지 않던 대구시 '의로운 시민' 예우 제도를 현실적으로 정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이어진 영남일보의 연속 보도와 지역사회 여론이 맞물리면서, 시민의 의로운 행동을 제대로 기릴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정책 변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편집자주>


◆'달성 소년' 희생이 움직인 제도 변화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하중환 대구시의원(달성군1)이 대표 발의한 '의로운 시민 등에 대한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이 23일 열린 제316회 임시회 문화복지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다음 달 2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전망이다.


이번 조례 개정은 지난 1월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에서 친구들을 구조한 뒤 숨진 중학생 A군 사건을 계기로 추진됐다. 당시 A군의 행동은 '중학생 영웅'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과 지역사회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의로운 행동을 사회가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영남일보는 사고 직후부터 구조 과정과 희생의 의미, 그리고 관련 제도의 한계를 집중 조명했다. 단순한 사고 보도를 넘어 '의로운 행동을 기리는 제도가 현실에서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지역사회에 던졌다. 이 문제 제기는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고, 지역 정치권과 행정기관도 관련 제도 점검에 나서게 되는 계기가 됐다.


결국 지역사회 여론은 제도 개선 요구로 이어졌다. 시의회는 현행 조례의 문제점을 검토했고, 관련 규정을 현실에 맞게 손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 소년의 희생이 지역사회 의제를 만들고, 정책 논의를 촉발한 셈이다.


◆도입 16년…존재했지만 작동하지 못한 제도


대구시 '의로운 시민' 제도는 2009년 도입됐다. 위험에 처한 타인의 생명이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큰 피해를 입은 시민을 예우하고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지금까지 실제 지정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제도의 취지와 달리 현실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것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제도는 있지만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상징적 제도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심의 과정이 까다롭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국가가 이미 의로운 행동을 인정했더라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별도 심의를 다시 거쳐야 하는 구조가 제도 활용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하 시의원은 "의로운 행동을 기리기 위한 제도가 실제 사례 한 건 없이 10년 넘게 유지된 것은 제도의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라며 "시민의 희생이 사회적으로 제대로 예우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현실에 맞게 정비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그동안 사실상 활용되지 못했던 제도를 실질적으로 작동하게 만들기 위한 첫 제도 개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중환 대구시의원

하중환 대구시의원

◆'의사자 인정' 땐 자동 지정…이중 절차 없앤다


개정안의 핵심은 '의로운 시민' 지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는 보건복지부가 의사자로 인정하더라도 대구시 차원의 별도 위원회 심의를 다시 거쳐야 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이중 심의 구조가 존재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행정 절차가 길어지고 실제 지정까지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의사자로 인정될 경우 별도의 심의 없이 자동으로 대구시 '의로운 시민'으로 지정된다.


위로금 지급 기준도 보다 구체화된다. 기존 조례는 '2천만원 이하'라는 포괄적 규정만 두고 있어 실제 지급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은 희생 정도와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차등 지급하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사망의 경우 최대 2천만원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사건 발생 후 6개월 이내 신청해야 했던 제한 규정도 폐지된다. 의사자 인정 절차가 장기간 소요되는 현실을 반영해 제도 간 충돌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개정안이 최종 의결될 경우 향후 보건복지부가 A군을 의사자로 인정하면 별도의 심의 없이 곧바로 대구시 '의로운 시민'으로 지정된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예우와 지원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 소년의 용기…지역사회에 남긴 질문


이번 조례 개정의 출발점은 한 중학생의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지난 1월 13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저수지에서 얼음이 깨지며 중학생 여러 명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군은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들어 친구들을 차례로 구조했다. 네 명을 물 밖으로 끌어 올렸지만 마지막까지 구조를 시도하던 과정에서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년의 희생은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그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는 글이 이어졌고, 사고 현장을 찾는 주민들의 발걸음도 계속됐다.


달성군은 현재 보건복지부에 의사상자 인정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자료를 수집해 대구시를 통해 제출할 계획이다. 의사자로 인정될 경우 국가 차원의 예우도 가능해진다.


한 소년의 행동은 지역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위험한 순간 타인을 위해 몸을 던진 선택을 공동체는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희생에 사회는 어떤 방식으로 응답해야 하는가. 대구시 '의로운 시민' 조례 개정은 그 질문에 대한 지역사회의 첫 제도적 응답으로 평가된다. 소년의 용기는 친구들의 생명을 살렸다. 그리고 지금, 한 도시의 제도를 바꾸는 변화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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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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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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