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지식산업지구 ‘정주 여건 고도화’ 사활
제조 거점 넘어 문화·쇼핑 융합 복합도시로
지난 23일 경산지식산업지구 일원에서 음악공연이 열리고 있다. <대경경자청 제공>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DGFEZ) 내 주력 생산 거점들이 기계 소리를 걷어내고 클래식과 국악의 선율을 입고 있다. 단순한 공장 밀집 지역을 넘어 '일터와 삶이 공존하는 복합 도시'로 체질을 개선해 고질적인 청년 인력 유출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퇴근 후 '공동화' 막는 문화 방어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하 대경경자청)이 추진하는 '지구별 순회 음악회'가 23일 경북 경산지식산업지구 내 경산산학융합원에서 열렸다. 지난해부터 상·하반기 각 1회씩 진행 중인 이 사업은 제조업 중심 산단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야간 도심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행정적 처방이다.
현장에서는 대중적인 클래식과 국악 선율이 커피 시음 행사와 어우러지며 입주 기업 종사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인근 경산시 하양읍에 거주하며 지구 내 자동차부품기업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장동환씨(31)는 "공단 안에서는 점심시간에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차 안에서 쉬는 게 전부였는데, 이런 문화 행사가 있으면 직장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조 거점에서 '24시간 자급자족' 복합도시로
2008년 지정 이후 경산지식산업지구는 현재 165개의 국내외 강소기업과 9개의 연구·교육기관이 둥지를 튼 대경경자청의 핵심 단지로 성장했다. 최근 이곳은 생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산업·관광·문화·주거'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융합 도시로 진화 중이다.
특히 지난 2월 프리미엄 쇼핑몰 입주가 확정되면서 지구 활성화의 대전환점을 맞았다. 대경경자청은 아울렛이라는 강력한 집객 시설에 '찾아가는 문화 서비스'를 더해 낮에는 생산 활동이 이뤄지고 밤에는 문화와 여가를 향유하는 고품격 정주 모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지구 인근 상인들은 "쇼핑몰 입주 소식 이후 야간 유동 인구 증가를 기대하며 식당이나 편의점 입점 문의가 늘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고품격 정주 여건이 곧 기업의 경쟁력
지방 제조업계의 해묵은 과제인 '청년 인력 미스매치'는 단순한 급여 문제를 넘어선 정주 환경의 격차에서 발생한다. 그 중 중요한 것이 문화 인프라다. 직장 근처에 집만 있으면 됐던 과거와는 달리 주말이나 퇴근 후 즐길 수 있는 공연장, 미술관 등 문화 인프라가 갖춰진 곳을 선호한다. 대경경자청이 타 경제자유구역청과 차별화된 문화 행정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화적 만족도가 기업의 유치 경쟁력은 물론, 종사자의 장기 재직률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이미 해외 사례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과거 낙후된 방직공장지대에서 공원·갤러리·박물관 등을 품은 세계적인 혁신지구로 탈바꿈한 스페인의 '22@바르셀로나', 초기 설계 단계부터 주거·교육·문화시설을 결합한 중국의 '쑤저우 공업원구' 등이 대표적이다.
김병삼 대경경자청장은 "타 구역청에서는 시도하지 않는 고유의 문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투입해 정주 여건의 격을 높이겠다"며 "문화와 산업이 공존하는 환경을 구축해 지역 인재가 머물고 싶어 하는 경제자유구역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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