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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를 매개체로 시간 속에 머무른 찰나를 담다. 갤러리동원 앞산점 김향금 개인전

2025-05-21 16:11

갤러리동원(앞산), 김향금 개인전 ‘꽃인지도 모르는 채’
캔버스 위해 단어와 문장을 풀어놓는 방식의 회화 작품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명상과 같다.”

김향금 꽃은 자신들이 꽃이라 불리는 지도 모른 채 피어난다

김향금 '꽃은 자신들이 꽃이라 불리는 지도 모른 채 피어난다'

오랜 시간 김향금 작가를 봐왔지만 밝은 옷을 입은 모습을 잘 보지 못했다. 흘러내린 까만머리에 어두운색 계열의 옷을 입은 김 작가는 늘 차분해 보였다. 그의 작품 역시 그랬다. 어두운 톤에 물감을 덧칠해 사물의 형태가 흐려진 캔버스 화면은 왠지 모를 침묵, 혹은 침잠을 느끼게 했다.


오는 31일까지 갤러리동원 앞산점에서 열리는 김향금 작가 개인전 '꽃인지도 모르는 채'展(전)를 보고는 살짝 놀랐다. 특히 '꽃은 자신들이 꽃이라 불리는 지도 모른 채 피어난다'라는 작품을 보곤 그의 작업 방향이 변했나 했다. 아직도 어두움을 벗어나진 못했지만 간간이 연노랑, 분홍빛이 스며 나온다. 마치 이른 봄 꽁꽁 얼어붙은 땅을 뚫고 나오려는 꽃이나 풀처럼, 새벽의 어둠을 뚷고 솟아나려는 빛의 무리처럼 생명력과 활력이 느껴진다.


7년 만에 개인전을 선보이는 김 작가는 노트가 아닌 캔버스 위에 단어와 문장을 풀어놓는 방식의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화면 속 텍스트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수행의 산물과도 같은 느낌이다. 작품 속 텍스트가 남긴 작은 흔적들은 회화의 색채와 만나 새로운 호흡을 만들어내며 색다른 언어로 창조된다.


작가는 한국어와 영어로 구성된 문장에 대해 "구체적 의미를 잠시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흐릿한 사물이 그려진 캔버스 화면을 배경으로 마치 춤을 추는 듯한 글자 조각은 색면이 서로 부딪히고 밀어내고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색다른 감흥을 준다. 김 작가가 풀어놓은 언어는 내용이 주는 의미 대신 추상의 언어로 캔버스 화면을 수놓는다. 관람객들은 그림을 바라보면서 글과 그림 사이를 천천히 오가며 자신의 상상력을 덧붙이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몰입감을 겪지도 모를 일이다.


김향금 욕망하지 않는 시간

김향금 '욕망하지 않는 시간'

작품은 빛이 머문 찰나와 시간이 스친 순간, 각자의 이야기를 장면에 투영한 것이다. 멈춤과 흐름이 만나는 '플로우(flow)'는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감각의 미묘함을 일깨운다. 그 속에서 김 작가는 우리 안에 숨어 있던 작은 목소리를 끄집어낸다.


글쓰기를 즐기는 김 작가는 "나에게 글쓰기는 명상과도 같다. 눈뜨자마자 시작되는 글쓰기는 작업과 삶 속에서 무심히 건져 올린 작은 메아리다. 순간순간 생의 모습이 보여주는 글쓰기는 작업의 화두가 되고 삶을 바라보는 고요한 의식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간적 감흥으로 만들어낸 문장이 고정되지 않고, 매일 새로운 언어로 다의적 의미를 담아낼 수 있길 바란다. 그 언어는 회화 속 이미지의 해석의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갤러리동원 관계자는 "김향금 작가는 글과 그림 그리고 관람자의 이야기가 잘 어울려져 하나의 축제를 만든다고 믿는다. 이 축제는 완성된 형태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써내려가는 생생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053)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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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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