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의혹 탓 본투표 집중
전국 투표율 79.4% 잠정 집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 기록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제2체육관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2025년 6월 3일 오후 8시, 전국 투표소의 문이 닫히는 순간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1997년 이후 가장 뜨거운 숫자로 응답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잠정 투표율이 79.4%를 기록했다. 지난 20대 대선(77.1%)보다 2.3%포인트 높은 수치로, 15대 대선(80.7%) 이래 28년 만에 마주하는 압도적 기록이다. 전체 유권자 4천439만 1천871명 중 3천524만 916명이 투표를 마쳤다. 투표 마감 직전까지 서울 종로와 대구 수성구 등 주요 투표소 앞에는 직장인과 노년층이 뒤섞인 긴 줄이 늘어서며 종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인 곳은 대구와 경북(TK) 지역이다. 앞선 사전투표에서 대구는 17개 시·도 중 꼴찌(17위), 경북은 15위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남겼으나 본투표 당일 보수 지지층이 대거 쏟아져 나오며 반전을 기록했다.
대구의 최종 투표율은 80.2%를 기록하며 전국 5위권으로 뛰어올랐다. 경북 역시 78.9%로 전국 평균 수준에 안착했다. 대구 수성구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김 모 씨(68·자영업)는 "사전투표는 관리가 미흡하다는 말이 많아 일부러 오늘 가족들과 함께 나왔다"며 "주변에서도 본투표 날 가겠다는 사람이 대다수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TK 지역의 본투표 집중 현상은 선관위의 관리 부실 논란과 부정선거 의혹이 유권자들을 선거 당일 투표장으로 이끈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대구 군위군이 82.9%로 시내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성구가 82.1%로 뒤를 이었다. 반면 남구(76.9%)와 서구(77.7%)는 평균을 밑돌았다. 경북에서는 성주(82.8%)와 청송(82.7%)의 참여도가 높았던 반면, 칠곡(75.5%)과 구미(76.8%)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제2체육관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28년 만의 최고 투표율은 정국 혼란 속에서도 시민들이 직접 정치를 결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결과다. 투표 마감 후 각 개표소로 옮겨지는 투표함의 행렬은 밤늦도록 이어졌다. 투표율 최하위 오명을 벗은 TK의 결집과 분노로 응집한 호남의 행보는 향후 정국 주도권 다툼에서 각 세력이 활용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현재 확정치 집계와 함께 잔여 개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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