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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수의 길을 찾다 - 中] 보수 전체 리빌딩 필요…정책·노선·인물·리더십 모두 바뀌어야

2025-06-09 17:41

넘지 못한 ‘탄핵의 강’, 권력 투쟁 민낯 드러내며 대선 패배
계엄·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 세우고, 당명 변경·천막 당사 등 진정성 보여야
확장성 있는 노선과 정책, 새로운 인물과 리더십 필요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 도중 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 도중 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입구의 한 가전 매장 전광판에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가 연신 흐르고 있었다. 상인들은 TV 화면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대화를 나눴지만, 예전 같은 열띤 환호나 탄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1.15%)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49.42%)에게 8.27%포인트 차로 패배했다는 자막이 지나가자 몇몇은 말없이 자리를 떴다.


범보수와 범진보의 총합 득표율 격차는 0.91%포인트. 박빙의 승부였으나 결과적으로 보수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텅 빈 공약 현수막과 '다중 격차'에 신음하는 청년들


대구 도심의 대학가 인근 식당가에는 '청년 주거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내걸었던 국민의힘 현수막들이 철거를 기다리며 빛이 바랜 채 걸려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 모 씨(27·북구 거주)는 "공약들이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친구들은 수도권으로 떠나고, 남은 이들은 낮은 임금과 월세 부담에 시달리는데 정당은 내부 권력 싸움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전통적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의 투표 성향 변화는 이번 선거의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 20대 대선 대비 소폭 상승하며 보수의 독점적 지위에 균열을 냈다.


강우진 경북대 교수는 "대구 지역 청년들이 소득과 주거, 교육 등에서 겪는 다중 격차에 대해 권력화된 보수는 끝내 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내란의 주역'으로 몰리는 상황에서도 처절한 반성보다 계파 간 주도권 다툼에 매몰된 점이 지역 민심 이반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보수 정당 고유의 색채가 흐려진 점도 패인으로 거론된다. 경제 자유나 안보, 사회 질서 유지 등 보수의 핵심 가치가 선거 과정에서 실질적인 정책으로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빈자리를 이재명 후보의 '실용 가치'가 파고드는 동안 국민의힘은 수세에 몰렸다.


엄기홍 경북대 교수는 "보수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이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의 존재 이유에 의문을 품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선을 긋는 수준을 넘어, 기득권을 내려놓는 '천막 당사' 시절의 진정성을 회복해야 보수 유권자들의 신뢰를 재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대구 지역 관가와 학계에서는 보수 진영의 생존 조건으로 전면적인 '리빌딩'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대한 명확한 당론 확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실패한 과거에 대한 고백이 우선이며, 이에 동의하지 않는 세력과의 결별을 통해 당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냉전적 안보관에서 탈피해 실용주의로 노선을 확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선거 직후 국민의힘 대구시당 건물 앞은 고요했다. 당원들의 드나듦은 눈에 띄게 줄었고, 주차장 한편에는 선거 기간 사용된 집기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었다. '친윤·친한' 등 계파 논리에 갇혀 가치 중심의 토론이 사라졌다는 비판 속에, 보수의 심장인 TK에서부터 새로운 담론을 형성할 신진 리더십의 등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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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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