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한 시위에 미군이 해병대까지 투입하는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이고 시위 양상도 33년 전 LA폭동과 비교할 수 없지만, 자칫 유혈사태로 확대될 경우에는 LA에 거주하는 한인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가 LA폭동 당시 한인자경단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시위 진압을 위해 주(州) 방위군을 연방정부 명령으로 동원한 건 1992년 LA 폭동 이후 33년 만이다. 특히 주지사 요청 없이 주 방위군을 투입한 건 1965년 이후 처음이다. 해병대 동원도 마찬가지로 이례적이다. 트럼프는 "방치하면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나는 내전을 원치 않는다"고 이를 정당화했다. 해병대 투입 이후 시위는 더욱 격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내란법을 발동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질문에 "폭력적인 사람들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이 그냥 넘어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더 큰 충돌을 예고했다.
이번 시위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에서 시작됐지만, 미 정부가 그들의 분노를 어딘가로 돌리려 할 수 있다. 1992년 LA 폭동 때도 흑인과 백인문제였지만, 백인보호를 위해 흑인과 한인간 갈등으로 몰아가면서 한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한인사회가 트럼프 주니어의 부적절한 게시물에 대해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반발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우리 정부는 교민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보채널을 가동하고 사태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트럼프의 의중을 파악하고 한인보호를 위해 대한민국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마구잡이식 불법 이민자 단속에 교민들이 피해를 입는 일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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