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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칼럼] TK 의원이 ‘쇄신’의 편에 서라

2025-06-13 07:19
이재윤 논설위원

이재윤 논설위원

6·3대선 득표율을 총선 선거구로 시뮬레이션 하면 지역구 기준 민주당 174석, 국민의힘 80석쯤 된다. 국민의힘이 참패했다는 22대 총선(2024년) 161대 90석보다 민주당은 13석 늘고, 국민의힘은 10석 준다. 이대로면 국민의힘은 원내 100석도 못 건진다. '100석'은 개헌 저지선이자 당 존폐의 마지노선이다.


대선 후 첫 의총(9일), 5시간 난상토론 끝에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거취는 불투명해졌고 그의 혁신안은 거부됐다. 친윤(親尹)세력의 비토를 뚫지 못했다. 이틀 뒤 예정됐던 2차 의총은 40분 전 전격 취소됐다. 취소 사실을 알린 건 권성동.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지 오래건만 그의 건재가 불가사의다. 취소 사유는 '분열'. '혁신'을 '분열'로 읽는 그의 지독한 난독증이 개탄스럽다. 대선 패배를 자초한 친윤세력이 반성과 책임은커녕 여전히 당을 장악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김종인(전 비대위원장)의 말이 틀리지 않는다.


이상할 것도 없다. 3연속 패한 총선 때마다 되풀이하던 습관 딱 그대로다. 대선 패배 후 또 답습했을 뿐이다. 무반성·무변화·무쇄신, 그 일관된 태도가 경이롭다. 텃밭 출신일수록 안일한 습성이 몸에 뱄다. 내가 만든 습관은 또 나를 만든다. 당의 비참한 현실에도 '나만 아니면 되는' 이들은 지금 슬퍼하지도 분노하지도 않는다. 하물며 '토착 중진 꼰대'들은 일러 무엇 하겠는가. 이들이 당 중심에 똬리를 틀고 있는 한 쇄신은 요원하다. '돌고 돌아 또 그X들'이 당을 꿰차고 있다. 이번도 그러하리라. "보수우파인지, 권력만 좇는 모리배 집단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강효상 전 의원)는 푸념이 그래서 나온다. 홍준표(전 대구시장)는 한술 더 떴다. 옛 동료들을 향해 '레밍(lemming·몰려다니는 나그네쥐)'이라 저격했다. 모욕적 언사다.


레밍 정치로부터의 집단 탈출? 첫 의총 바로 다음날 재선 의원 15명이 희망을 쐈다. 재선 30명 중 딱 절반이다. '당의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힘 재선 모임'이란 이름의 선언을 했다. 김용태 혁신안에 힘을 실은 것이다. "친(親) 한동훈 6명, 이쪽 저쪽도 아닌 사람 1~ 2명, 나머지는 친윤이라 불려지던 사람들"이라고 한다(신지호 전 의원). 청송 출신 조은희 의원(서울 서초구갑)의 말에 시선이 간다. "우리는 친윤도 친한도 아니다." 탈계파 선언까지는 아니지만 희망을 반 보쯤 움직였다.


두 가지를 주목한다. 첫째, 하루 만에 2명이 추가돼 15명에서 17명이 됐다. '+2'에 방점이 있다. 이게 확산이 될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지 좀 더 지켜보자. 만약 확산하면 '게임체인저'가 된다. 둘째, 국민의힘의 본진은 누가 뭐라 해도 TK다. 작금의 사태에 TK의 무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김승수(북구을), 이인선(수성구을), 포항 출신 김미애(부산 해운대구을), 조은희 등 15인 회의 멤버인 TK 연고 의원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이참에 당의 다수를 점하는 TK의원들이 앞장서 쇄신을 위한 반란을 꿈꾸는 건 어떤가. 본진이 움직이면 요지부동이던 당도 움직인다. 첫걸음은 '폐족' 친윤부터 물리는 일이다. 최악의 패착은 쉬이 한숨 돌리려 극우와 손잡는 것이다. 쇄신의 첫 관문, 16일 원내대표 선거를 주목한다. TK의원이 쇄신의 편에 서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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