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의견 팽팽
“3호선 신서혁신도시 노선 제외 부당”
대구시 올해 말 최종계획안 확정

26일 대구 북구 iM뱅크 제2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주민공청회'에서 한 시민이 도시철도 노선 구축 효과를 담은 발표 자료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대구광역시 주최로 열린 이번 공청회는 시민 교통 접근성 개선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열렸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 발표 후 주민 요구사항 주요 내용.
향후 10년간 추진할 대구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 발표후 시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5호선(순환선)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구 지역에선 노선 변경 요구와 현행 유지 찬성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6년~2035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대한 시민의견 접수 결과, 총 2천400여건이 접수됐다. 대구시는 계획안 공개 후 지난달 30일까지 이메일과 현장 방문을 통해 의견을 받았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5호선 관련 사안이였다. 그간 도시철도 사각지대로 꼽혔던 서구지역의 주민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것.
일부 서구 주민들은 "5호선이 서대구역을 지난 뒤 서대구공단 방향이 아니라 평리네거리로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리뉴타운 등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에 더 교통 수요가 더 많이 몰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현재 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찬성 의견도 상당수 접수됐다.
대구시 측은 "5호선 관련 의견이 가장 많았고, 특히 서구 노선의 경우, 찬반이 나뉘었다"면서 "의견 중 짧은 형태의 중복된 내용도 많았는데, 현재 노선안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절반이었다"고 했다.
이어 "평리네거리 인근은 대부분 재건축 예정지로 아직 입주가 이뤄지지 않아, 수요가 확보된 서대구공단 방향이 경제성 평가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서대구역 환승 위치, 노선 곡선 반경,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현 계획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3호선 연장선과 관련해선 동구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신서혁신도시를 노선에서 제외한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계획안에는 수성구 용지역~고산역까지 연결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에 신서혁신도시를 외면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대구시 측은 "혁신도시까지 구간은 과거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한 전례가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6호선(수성남부선)에 대해선 일부 수성구·남구·중구 주민들이 "현재 계획안인 대구은행역보다 더 깊숙한 생활권까지 노선을 연장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 달서구 주민은 "5호선(순환선)이 서대구공단을 지난 뒤 두류역이 아니라 죽전역을 통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구시는 접수된 의견을 종합·검토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시의회 의견 수렴, 국토교통부 정책심의 등이 남아 있다. 이후 올해 말 최종 계획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각 노선의 사업 우선순위도 함께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선 주민 의견 수렴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주한 서구 구의원은 "목요일 공청회를 열고 월요일에 마감하는 건 사실상 '의견을 내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이메일 사용이 익숙치 않은 어르신들은 의견을 거의 제출하지 못했다. 공무원들도 갑작스러운 절차에 당황한 모습이었다"고 꼬집었다.
대구시 측은 "이메일 외에도 현장 접수와 서면제출이 가능하도록 안내했고, 동행정복지센터와 구청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견을 접수했다"며 "기본계획은 수요와 재정 여건에 따라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 향후 계획은 교통수요와 실현가능성을 중심에 놓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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