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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우리이웃] 병원 수익으로 문학의 맥 잇는 의사 선생님

2025-07-15 21:29

포항서 문학서점·출판사 운영하는 내과 전문의 김강씨

김강씨 제공

술집과 음식점으로 빼곡한 포항 북구 장량로 174번길 한복판, 눈에 띄지 않게 들어선 한 문학 서점이 조용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내과 전문의 김강 씨(52·포항시 남구 지곡동·사진)가 운영하는 문학서점 '수북'은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의 틈새를 채우는 실험실 같은 곳이다.


단순한 서점 운영에 머물지 않고 그는 문학을 매개로 한 각종 프로그램을 꾸준히 열고 있다. 서점 안에는 상주 작가가 자리를 잡고 있으며 문학 강의와 창작 수업을 통해 지역 독자와 현역 작가가 만나는 장을 만든다. 포항 지역 음악인들의 공연도 이어져, 문학과 음악이 한 데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김 씨는 "지역 독자들이 중앙문단 작가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수북이 그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내과전문의 김강씨가 운영하는 포항의 문학서점 수북. 단순한 서점의 역할뿐 아니라 문학 강의와 창작수업과 공연을 하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써 기능을 하고 있다. <김강씨 제공>

내과전문의 김강씨가 운영하는 포항의 문학서점 수북. 단순한 서점의 역할뿐 아니라 문학 강의와 창작수업과 공연을 하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써 기능을 하고 있다. <김강씨 제공>

서점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북콘서트는 주목받는 중앙문단 작가는 물론 지역 작가들까지 함께 초청돼 독자와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북은 지역문학의 맥을 이어가고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데 중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출판사 '득수'도 함께 운영 중이다. 아직 많은 책을 펴내진 않았지만, 2024년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된 '요즘 소설이 궁금한 당신에게'를 시작으로 후속작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를 출간했고, 산문집과 장편소설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역 작가들과의 협업도 활발해 다양한 출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가능성 있는 지역의 젊은 작가를 찾아내고 성장시키는 데 그는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좋은 재능이 있다면, 후원해서라도 꼭 키우고 싶다"는 그의 말에는 지역 문학에 대한 깊은 책임감이 배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활동은 아직 수익보다 손실이 큰 구조다. 병원 수익으로 서점과 출판사의 운영을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김강 씨는 문학 공간을 일군 기획자이자 운영자이지만 그에 앞서 등단 작가다. 심훈 문학상 수상으로 소설가로 이름을 알렸고 지금껏 소설집과 장편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낮에는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밤이면 책상 앞에 앉아 원고지를 채우는 그의 삶은 지역 문학의 저력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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