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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대구시자율방재단, 예산 집중호우 피해 복구 봉사를 다녀오다

2025-08-05 21:45
지난달 30일 충남 예산 집중호우 피해복구 봉사에 참여한 대구 동구 자율방재단원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지난달 30일 충남 예산 집중호우 피해복구 봉사에 참여한 대구 동구 자율방재단원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지난달 30일 7시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대기 중인 관광버스에 빠른 발걸음으로 탑승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대구시자율방재단으로 충남 예산 집중호우 피해복구 봉사를 떠나는 사람들이다. 피해복구 현장까지 이동거리를 고려해 이른 아침 출발이다.


대구시 각 구·군의 방재단원 40여 명이 참석했는데, 동구 자율방재단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날 9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한 단원들은 언제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는지 오늘만큼은 일일농부다. 녹색 방재단 조끼와 모자에 팔 토시, 장화는 물론이거니와 꽃무늬 일바지까지 모두 갖춰 입었다.


오늘 봉사할 장소는 고구마 줄기를 채취해 판매하는 하우스다. 고구마 재배 비닐하우스 4개동 2천700㎡ 시설하우스의 농작물과 시설물 정리다. 농장주는 29세 새댁으로 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고향 농촌을 지키고 있는 청년농부다.


농장주의 작업 설명과 주의할 점을 듣고 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하우스 내부는 처참했다. 황토물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진흙 범벅이다. 작물은 흙을 뒤집어 쓴 채 말라 죽었다. 봉사자들은 4인 1조로 이랑 하나를 맡아 작업했다. 한사람이 먼저 낫으로 고구마 줄기를 제거하면서 앞으로 나가면 다른 한사람은 이랑에 깔린 검은 비닐을 제거하고 또 한사람은 검은 비닐 밑에 깔린 물 호스를 제거한다. 나머지 한사람은 고랑에 깔린 부직포의 진흙을 털어내고 하우스 밖으로 옮기는 역할을 맡았다.


땀과 흙먼지가 범벅이 되어도 누구 한사람 투덜거리지 않고 내일처럼 열심이다. 아이스박스에 준비된 음료와 생수를 마시며 무리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힘들면 쉬라고 서로서로 격려하는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박태호 대구 동구 자율방재단장은 "수해복구 현장에서 아무 조건 없이 구슬땀을 내어주는 단원들이 고맙다. 이 땀방울이 다시 살아갈 힘이 되기를 바라며 마음을 모우고 손을 더한다"고 말했다.


물에 잠겨 상품가치를 상실한 피해 농작물을 제거해 영농을 재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흘리는 땀방울은 닦아내는 것조차 사치로 여겨지는 시간이다. "피해 입은 농민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지금 하는 일은 힘들지 않아요." 누군가 흘린 말처럼 손길 하나하나에는 따뜻한 마음이 담겼다. 피해로 잠시 무너진 농심도 함께하면 다시 일어 날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 수해를 당해도 제때 복구가 힘든 농촌.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며 하루 빨리 평온한 일상을 되찾길 기원한다.


대구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단원들의 몸은 비록 힘들고 지쳤으나 더 많이 도와주지 못한 아쉬움으로 수해 농가를 걱정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오늘 흘린 땀방울이 가장 가치 있는 땀이라는 화기애애한 대화다.


송이헌 대구시자율방재단 회장은 "폭염 속에서도 헌신하는 단원들께 감사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어 행복하다.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농민들께 조금이라도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는 봉사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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