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추경호·조지연 의원실 압색
TK 의원실 언제 들이닥칠지 몰라 불안
‘정치적 수사’ 의혹과 반발 목소리 증대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계엄 해제 방해 의혹'과 관련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겨냥한 강제수사에 나선 2일 추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팀이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군)·조지연(경산) 의원실을 압수수색하면서 대구경북(TK) 정치권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보좌관과 비서관들 사이에서는 "특검이 언제 어떻게 들이닥칠지 몰라 불안하다"는 볼맨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2일 추 의원의 서울·대구 자택과 국회 의원실 및 대구 사무실, 조 의원의 의원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특검 측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추 의원이 계엄 해제를 위한 국회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조 의원의 경우 계엄 당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경위를 들여다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추 의원이 계엄 사태 당시 원내대표로 원내지도부였던 만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도 압수수색했다. 이어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의 핸드폰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검 측은 계엄 당시 추 의원과 원내대표실에 머물면서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 다른 대구경북(TK)지역 의원들도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때문에 TK 의원실의 분위기는 좌불안석이다. 특검이 어떤 혐의로 어떻게 갑자기 압수수색을 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 TK 의원실 관계자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압수수색이라는 걸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해 심리적인 압박감이 있다"며 "잠재적 피의자가 될 수도 있어 걱정이 많다. 특히 어린 비서관들은 공포가 더욱 심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TK 의원실 보좌진은 "일반적인 압수수색이라면 대비를 할 수 있을 텐데 전혀 모르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게다가 개인적인 데이터나 파일들도 가져가니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도 있다"며 "압수수색 대상이 되거나 (각종 혐의에) 연관이 있는 의원실들은 더욱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부 TK 의원실 측은 특검의 무리한 수사 행태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보좌진은 "누가 봐도 정치적인 수사이고, 보여주기식 수사라고 생각한다"면서 "(계엄 의혹 수사를 이유로) 보좌진들의 컴퓨터나 서랍장을 뒤지고 압수수색하는 것 자체로 무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계엄 해제 방해 의혹'과 관련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겨냥한 강제수사에 나선 2일 서울 국회의사당 국민의힘 원내대표실로 정점식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이날 특검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 연합뉴스
또 다른 지역 의원실 관계자도 "우리가 의원실에서 계엄 문건을 작성이라도 한 것인가. 계엄 실행 모의라도 했나"라며 "의원실이 군부대도 아닌데 왜 우리한테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어떠한 혐의가 발견되면 특정 의원만 따로 불러서 조사하면 되지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건 누가 봐도 정치적인 행위"라며 "결국 야당 탄압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이러한 특검의 행태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계속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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