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주 매매가격 ‘-0.07%’ 전국 최대 낙폭
경매시장 아파트 물건 쌓이고 낙찰가율 하락
<영남일보DB>
대구 아파트 매매시장이 9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집값 추가 하락을 경계하는 관망세가 짙어지며 매수 심리는 얼어붙었다. 반면 실수요자들이 전세로 발길을 돌리면서 전세 시장은 3주째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 매매가 전국 최대 낙폭… "구축·중소형부터 밀린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1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구 매매가격은 전주(-0.04%)보다 하락폭을 키운 -0.07%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이다. 이로써 대구는 2023년 11월 셋째 주 이후 9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게 됐다. 전국 매매가격 변동률은 0.00%로 보합, 전세가격은 0.02% 상승했다.
하락세는 노후 단지와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달서구(-0.11%)는 상인·용산동의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쌓이고 있으며, 서구(-0.10%)는 중리·내당동의 중소형 면적대에서 가격 조정이 이어졌다. 북구(-0.08%) 역시 침산·태전동 일대에서 매수세 실종에 따른 약세가 지속됐다.
달서구 상인동의 20년 된 아파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하영태씨는 "집을 넓혀 가려던 계획을 접고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며 "주변에 집을 내놓은 지 반년이 넘도록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만 들린다"고 했다.
아파트 매매가격(파란색·왼쪽) 및 젼세가격지수 변동률 (단위:%, 전주대비). <한국부동산원 제공>
◆ 하락세 멈춘 전세 시장의 '버티기'… 매수 대기자의 임시 거처
매매와 달리 전세 시장은 하락세가 멈췄다. 전국 전세가격은 0.02% 상승했고, 대구는 8월 3주 이후 3주 연속 0.00%를 기록하며 보합세를 유지했다. 매매를 포기한 수요가 전세로 유입되면서 가격 하락이 멈춘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선호도가 높은 중구(0.04%)와 동구(0.02%)가 상승세를 탔고, 수성구와 달서구도 각각 0.01%씩 소폭 올랐다. 반면 남구(-0.07%)와 서구(-0.04%)는 여전히 하락권에 머물며 지역 내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
최근 전세 재계약을 마친 주부 박은빈(30·대구 중구)씨는 "매매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걸 보니 지금 집을 사는 건 부담스럽다"며 "대출 부담을 늘려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로 머물며 시장 상황을 더 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 또한 매매가 -0.03%, 전세가 0.02% 상승을 기록하며 대구와 유사한 흐름을 이어갔다. 거래 위축 속에서 실거주 중심의 전세 수요가 시장의 급락을 방어하는 유일한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자금 압박을 보여주는 경매 지표는 더욱 악화됐다. 지지옥션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대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2.1%로 한 달 전보다 0.5%p 낮아졌다. 경매 진행 건수는 254건을 넘기며 6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월 250건을 넘긴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매각 지연과 자금 부담이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윤정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