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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게임즈’ 좌초에 술렁이는 대구 게임계…‘자생력’으로 재도약 나선다

2025-09-09 20:34

‘로드 오브 다이스’ 신화 엔젤게임즈 경매·폐업 수순
코그(KOG)·라온 건재…인디게임 약진하며 ‘희망의 불씨’

8일 오후 대구 수성알파시티 내 엔젤게임즈 본사 사옥이 굳게 닫힌 모습. 장시간 사람들의 왕래가 없어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나붙어 있다. 이동현 기자

8일 오후 대구 수성알파시티 내 엔젤게임즈 본사 사옥이 굳게 닫힌 모습. 장시간 사람들의 왕래가 없어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나붙어 있다. 이동현 기자

대구소재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개발한 대표 게임. 왼쪽 위부터 위니언바이러스, 리턴 얼라이브, 신의탑, 던전슬래셔, 정복소녀키우기, 테일즈런너. 신의탑은 현재 서비스가 종료됐다. <영남일보 DB>

대구소재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개발한 대표 게임. 왼쪽 위부터 '위니언바이러스', '리턴 얼라이브', '신의탑', '던전슬래셔', '정복소녀키우기', '테일즈런너'. 신의탑은 현재 서비스가 종료됐다. <영남일보 DB>

지난 8일 찾은 대구 수성알파시티 내 엔젤게임즈 본사 사옥. 굳게 닫힌 출입구에 붙어 있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무단침입 시 법적 처발 가능'이라는 안내문은 이 기업의 몰락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우편물 도착안내서가 여기저기 나붙어 있고 내부는 썰렁했다. 1층 카페도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 홈페이지를 찾아 보니 폐쇄된 상태였다.


업계에 따르면 엔젤게임즈는 지난 6월 모바일 게임인 '신의 탑M'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던 터라 당시 이용자들은 상당히 의아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단 하루 뒤 '신의 탑M' 서비스 종료가 공식 발표됐다. 엔젤게임즈는 "파트너사 측의 서비스 환경이 강제 종료됨에 따라 현 상황에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의 탑M'의 종료는 엔젤게임즈 재도약에 치명타가 됐다. 장기간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도약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게임마저 종료됐기 때문이다. 실제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엔젤게임즈는 영업손실 46억원, 당기순손실 55억원을 기록했다. 재무제표 감사를 진행한 회계법인 측은 "회사의 존속능력에 대해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한다"며 의견 거절 입장을 명시하기도 했다.


2022년 준공된 엔젤게임즈 본사 사옥도 경매가 진행 중이다. 2023년 받은 대구시 건축상 최우수상패가 출입구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건물의 새주인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진행된 두 차례 경매에서 유찰된 이력이 있다. 영남일보는 현재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엔젤게임즈 측과 접촉을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지역 게임업계 관계자는 "상당히 안타깝다. 재기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결과적으로 아쉬운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대구 게임업계가 '시름'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대표 기업인 엔젤게임즈가 폐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코그(KOG)·라온엔터테인먼트 등이 여전히 견실하고,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자생적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재도약을 위한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대구 게임산업계는 자생력을 바탕으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지역 게임산업의 매출액은 1천626억원, 종사자 수 2천127명으로 서울·경기를 제외하면 비수도권 3위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지역의 게임 제작·배급업 등록 기업은 190개사에 이른다. 대구경북권 대학의 게임 관련 학과 재학생 수는 무려 6천500여명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2개 게임사는 장기적인 침체 속에도 여전히 견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랜드체이스'로 대표되는 <주>코그는 지난해 320억원의 매출, 32억원의 영업이익, 35억원의 당기순익을 냈다. 2023년과 비교하면 영업익과 당기순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신작 출시와 개발에 제약이 없다. '테일즈런너'로 잘 알려진 <주>라온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3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가 지난해 12억원 흑자를 기록해 반전에 성공했다. 기존 게임 서비스 파트너사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자체 서비스로 전환한 것이 수익구조 안정화에 도움을 줬다. 국내 고정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견실한 두 기업이 이끄는 지역 게임산업은 대구글로벌게임센터(dggc)의 지원 아래 발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dggc는 모바일 게임에 편중된 시장을 타개하기 위해 콘솔게임과 인디게임을 육성하고 있다. 하락하고 있는 게임산업 성장률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신규 인디개발사 발굴과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2022년 출시된 <주>구십육퍼센트의 게임 '던젼슬래셔'는 중국 스토어(TAPTAP)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며 매출액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출시한 <주>토스트의 '정복소녀키우기'는 1년 만에 누적매출액 32억원을 벌어들이며 구글플레이 기준 시뮬레이션 게임 매출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dggc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스타트업들의 창업·데스밸리 극복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dggc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맞춤형 원포인트 전략을 세워 지원하고, 지역 게임기업의 AI 등 기술 활용 접목을 위한 역량강화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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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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