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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율 100% ‘제봉뜰 봉제지식산업센터’ 전국 모범사례로’…장기적인 자생력 확보는 숙제로

2025-09-14 17:48

개관 4년만에 29개 호실 공실 ‘0’ 달성
세종시 등 전국 벤치마킹 행렬 이어져
지원 축소·운영방침 바뀔땐 타격 우려
주거지와 공존 잠재적 갈등도 과제로 남아

대구 달서구에 있는 제봉뜰 두류봉제지식산업센터 전경. 이승엽기자

대구 달서구에 있는 제봉뜰 두류봉제지식산업센터 전경. 이승엽기자

좁은 골목 사이로 노후 가옥과 소규모 수선점이 밀집한 대구 서구 내당동 일대. 기능을 잃고 방치됐던 옛 내당시장 자리에 들어선 '제봉뜰 두류봉제지식산업센터(이하 제봉뜰)'가 개관 4년 만에 100% 입주율을 기록하며 지역 봉제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14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곳의 공장시설 20개실과 근린생활시설 9개실 등 총 29개 호실은 현재 공실 없이 가동 중이다. 대구시는 도심 제조업 혁신의 신호탄으로 자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장기적인 자생력 확보를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흩어졌던 영세 가내수공업, '규격화된 일터'로 집결


제봉뜰의 100% 입주는 도심 내 파편화되어 있던 영세 봉제업체들이 현대화된 공정 환경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과거 주택가 1층이나 지하 작업실에서 낱개 단위로 작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8천46㎡(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통합 인프라 안에서 물류와 생산을 해결하는 구조다.


50대 입주 기업 대표 이석환씨는 "예전엔 골목 안 작업실이라 원단 화물차가 들어오기도 힘들고 여름엔 습기 관리가 고역이었다"며 "지금은 화물 엘리베이터와 층고 높은 작업 공간 덕분에 대형 물량 수주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2021년 12월 운영 시작 이후 4년 만에 달성한 '공실률 0%'는 이러한 현장의 환경 개선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제봉뜰 두류봉제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업체의 근로자가 다리미로 원단을 다리고 있다. 이승엽 기자

제봉뜰 두류봉제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업체의 근로자가 다리미로 원단을 다리고 있다. 이승엽 기자

◆ '국비 확보' 창구 역할까지…향후 지원 축소·운영방침 바뀔 땐 타격 우려도


제봉뜰은 단순한 부동산 관리 주체를 넘어 입주 기업의 경영 컨설턴트 역할을 병행하고 있다. 정보력이 부족한 10인 미만 소기업을 위해 공단 측이 정부 지원사업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신청 서류 작성을 돕는 식이다.


이러한 밀착 지원은 실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소기업융합중앙회의 '지식산업센터 기업주도 성장 지원사업'을 통해 2023년 1개사(1천500만원), 2024년 2개사(1천400만원), 올해 1개사(1천100만원)가 선정되며 3년간 총 6개사가 4천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았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밀집지역 맞춤지원사업'에도 2개사(2천만원)가 이름을 올렸다.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행정 절차를 센터가 보조하며 실질적인 자금 수혜로 연결한 셈이다.


올해 입주한 봉제업체 대표 우상근씨는 "우리 같은 작은 공장은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였다"며 "센터에서 업종에 맞는 사업을 골라주고 계획서 쓰는 법까지 알려주니 기술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정보력이 부족한 소공인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입주 기업들의 자생력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센터의 행정 지원 없이는 공모 사업 신청조차 힘든 영세한 구조인 만큼, 향후 지원 예산이 축소되거나 센터 운영 방침이 바뀌면 업체들이 겪을 타격도 우려된다. 단순한 서류 작성 대행을 넘어, 업체들이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도시재생과 산업 집적의 결합…주민 불편 잠재적 갈등은 숙제로


제봉뜰의 모델은 전통시장 정비를 통한 도시재생과 특정 산업군 클러스터화가 결합한 형태다. 1층 근린생활시설에는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상층부에는 제조 공장이 가동되는 구조적 특징은 주거지와 산업시설이 공존해야 하는 도심형 지식산업센터의 대안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9일에는 세종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입주사 유치 과정과 지원 전략을 논의하는 등 벤치마킹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제봉뜰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도심 내 노후 산업 시설의 고도화와 영세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할 방침이다.


하지만 주거지와 산업 시설의 물리적 결합이 가져올 잠재적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소음이나 분진 관리 등 운영상의 미세한 균열이 발생할 경우 주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실률 0%'라는 수치에 매몰되어 신규 진입을 원하는 또 다른 영세 업체들의 기회를 차단하는 '고착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기술 숙련공 고령화 대책과 청년 인력 유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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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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