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시 되던 한미 관세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동맹 관계에 심각한 균열 조짐마저 감지된다. 1차적 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예측 불가성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시작한 관세전쟁이 정작 중국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방이라는 한국 일본에는 압박 일변도로 나와 우리를 당황케 한다. 심지어 미 이민국(ICE)과 연방경찰(FBI)은 그들 나라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파견한 우리근로자들을 무자비한 방식으로 체포 구금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지난 3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내가 동의하면 탄핵당할 것이다"고 밝혔다. 기실 미국의 요구는 한국으로서는 굉장히 낮설고 또 능력을 벗어난 수치로 보인다. 트럼프는 한국을 '부자나라'로 치켜세우며 3천500억 달러(484조원)를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 투자하라고 억박지르고 있다. 이는 지난 57년간 한국이 미국에 투자한 총액보다 1천억 달러나 더 많다.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우리가 섭섭할 수도 있지만 한편 이재명 정부의 의심쩍은 협상력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협상단은 트럼프와 정상회담 이후 마치 모든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는 듯이 국민께 보고했다. 사실상 거짓말에 가까웠다. 물론 이재명 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미국을 상대하기 버거운 시기에 등장했다. 우파가 득세한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좌파의 민주당 정권은 근본적으로 궁합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익 우선은 최우선의 목표여야 한다. 정부는 미국을 상대하면서 마치 우리가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있는 듯 교만을 부려서는 안 된다. 나아가 대중(對中) 카드도 적절히 활용하는 외교적 지혜도 동원해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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