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도지사의 3선 도전과 건강 문제 변수
경북의 중량급 정치인들, 도지사 꿈의 도전
민주당, 험지 경북서 도지사 배출 총력전

국민의힘 강석호 전 국회의원. 영남일보 DB.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 영남일보 DB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 영남일보 DB

국민의힘 김주수 의성군수. 영남일보DB

국민의힘 이강덕 포항시장. 영남일보DB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 영남일보DB

더불어민주당 이영수 대통령실 농림축산비서관.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제공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도지사. 영남일보DB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제공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 임이자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영남일보DB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도지사직을 둘러싼 경쟁구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자연스레 3선 도전이 예상됐던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건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전·현직 국회의원 등 중량급 인사들의 이름이 다수 거론되고 있다. 특히, 보수텃밭인 경북의 행정수장으로 '대선 잠룡'으로도 평가받는 도백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과 경북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열띤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북이 진보 진영의 험지로 꼽히지만 조기 대선에 힘입은 지지율 상승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3선 도전이 변수
내년 경북도지사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현직인 이 도지사의 3선 도전 여부다. 이 도지사가 지선에 출마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후보군에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이 도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설 경우엔 국민의힘 후보군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출마시엔 후보 난립이 예상된다.
이 도지사는 현재까지 3선 도전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여전히 건강 이슈가 남아있지만,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도지사는 건강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결정되면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예비경선에 출마했던 이 도지사는 경선 탈락 후인 지난 5월 혈액암 투병 사실을 전하며 지역정치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이후 병원에서 항암치료 등을 받으며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고,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이 도지사의 건강 문제는 공천에 적으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혈액암 진단 후 도정이 공백기를 맞았던 만큼, 향후 4년간 빈틈없는 도정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선 '건강한 도지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설 이후 구성될 것으로 점쳐지는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의 공천 심사에서 출마 예정자들의 건강 문제는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만약 건강 또는 공천 등의 문제로 이 도지사의 불출마가 결정될 경우엔 전·현직 국회의원 및 3선 기초단체장들이 도전장을 잇따라 내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들은 김정재·이만희·임이자 국회의원, 김재원 최고위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강석호 전 국회의원, 이강덕 포항시장, 김주수 의성군수 등이다.
◆전·현직 국회의원 및 3선 단체장 물밑 작업
지난 5월 이 도지사의 건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내년 지선 경북도지사 선거 판도가 요동을 치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들은 현역 다선 국회의원들이다. 평소 지역구 관리가 가능한 점, 인지도 등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지닐 수 있기 때문에 지역구를 중심으로 이름이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여성 보수 정치인인 3선의 김정재(포항 북구) 의원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간사,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을 지냈다. 강한 메시지와 기획력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만희 의원은 영천·청도를 지역구로 둔 3선 의원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간사와 국민의힘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첫 여성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에 오른 3선의 임이자(상주·문경) 의원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당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장 등을 거쳤다. 다만, 이 도지사의 제자인 임 의원은 이 도지사 출마시 불출마할 예정이다.
전직 국회의원들도 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다. 현역 프리미엄은 없지만 오랜 기간 지역과 중앙에서 다져온 정치력이 강점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도 출마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조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활약한 김 최고위원은 올해 8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TK 출신 중량급 정치인으로 꼽히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도 출마가 예상된다. 17대부터 20대까지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최 전 부총리는 지난 총선에선 낙마했지만, 내년 지선을 통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연맹을 통해 최근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기 제한에 걸리는 경북지역 3선 기초단체장들도 다음 행보로 도지사직을 노린다. 역대 경북도지사를 배출하지 못한 경북 동부권이 똘똘 뭉쳐 안동 입성을 노릴 것으로 보여, 북부권과 세 대결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3선인 이강덕 포항시장은 경북시장군수협의회장,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장을 역임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고, 경북 최대 도시인 포항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기 도지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3선인 김주수 의성군수도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장을 역임하면서 경북지역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경북 지지율 올리는 민주당, 도지사 배출에 총력
여당의 지위를 얻은 민주당은 내년 지선에서 도지사 배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경북에서 20대 대선에서 23.80%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민주당은 21대 조기 대선에선 25.52%로 선전했다. 지난 조기 대선과 비슷하게 탄핵 정국에서 조기 대선으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21.73%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보면 보수텃밭인 경북에서 민주당 세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내년 지선에서도 이 같은 기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선 3선 도전의 이 도지사에 대적할 만한 인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북 지역이 보수 성향이 강하고 진보 진영의 험지로 꼽히는 만큼, 물망에 오르는 민주당 후보군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과 이영수 대통령실 농림축산비서관 등이 도지사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비례대표로 대구경북지역 유일의 민주당 국회의원인 임미애 위원장은 재선 의성군의원, 초선 경북도의원을 지내며 지역에서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 지난달 민주당 경선에서 최종 득표율 68.84%를 기록하며 경북도당위원장에 선출됐다.
이영수 대통령실 농림축산비서관은 2022년 지선과 2024년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이후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전국농어민위원회 대변인 등을 지내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농업 정책 핵심 업무를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다양성과 전문성을 고루 갖춘 인물들이 경북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향후 경북의 미래 비전을 놓고 정책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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