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기부대양여 방식으론 공사 감당할 시공 건설사 없고
공자기금 활용한 조달방식도 市 재정 부담 커 실행 어려워
대구시장 부재·정권교체 겹쳐 이전사업 낙동강 오리알 신세
중앙정부·정치권 무관심 극복…실현 가능한 재원 조달안 촉구
지원 이끌어내는 게 우리 목표…시도민 하나 돼 하늘딜 열어야
장세철 통합신공항대구시민추진단 대표가 지난 19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TK통합신공항은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서홍명 전 대표의 바통을 이어 받아 제2기 통합신공항대구시민추진단 대표를 맡고 있는 장세철 고려건설 회장을 지난 19일 추진단 사무실에서 만나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대구경북(TK)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에 대한 추진단의 입장과 앞으로의 활동 등에 대해 들어봤다. 장 대표는 "정부와 정치권은 TK신공항 사업을 즉각 국가 주도 사업으로 전환하고 국정과제로 채택해 2030년 개항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시하라"고 촉구했다. 도시공학 박사로 대구시 인재육성장학재단 이사장과 동화사 신도회장을 등을 역임한 장 대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장세철 통합신공항대구시민추진단 대표. 이지용기자
▶추진단 대표는 언제부터 맡게 됐나.
"2017년 1기 출범때부터 후원회 회장을 맡고 있었는데, 지난 7월 작고하신 서홍명 전 대표께서 생전에 건강이 악화돼 대표 역할을 할 수 없으니 2기 대표를 꼭 쫌 맡아 달라고 해 대표직을 수락하고 올해 8월13일 추대 취임을 했다."
▶서홍명 전 대표의 건강 등으로 인해 그동안 추진단의 역할이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대표 체제의 가장 큰 목표는.
"서 대표께서는 17년간 개인 자산을 보태는 등 누구보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신 분으로 너무나 헌신적인 봉사자 리더였다. 하지만 대구경북(TK)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진행돼 오다가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대구시장의 부재와 정권교체로 인한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속에서 TK신공항 이전 사업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 표류하고 있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더 이상 중앙정부만 바라볼 수 없다. 시도민의 힘으로 돌파해야한다'는 절실함이 2기 추진단의 출범 배경이다. 2기 추진단의 목표는 TK신공항 사업의 정치적 무관심을 극복하고 국가적 책임 사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 신공항 사업이 특정 지방자치단체나 정파의 사업이 아닌 대한민국의 균형성장, 특히 지방균형 발전과 안보를 위한 국정과제임을 재차 천명하고, 사업을 지연시키는 '재원조달방안'을 정부 차원의 혁신적인 대책 마련이 이뤄지도록 강력히 촉구해 TK신공항 사업에 관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지난 달 'TK신공항 시민세미나 및 촉구결의대회'를 대구상의에서 개최했다. 어떤 의미를 담고있나.
"지금의 '낙동강 오리알 처지'로 표류하고 있는 TK신공항이전사업의 현재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해 이를 보완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가 하는 시민세미나였고, 이날 세미나 토론회에서는 현재의 기부대양여방식으로는 시공사를 참여시킬 수 없고 특히 대구시에서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활용하는 방안 또한 지자체 재정 부담으로 실행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으니 정부에서 재정을 책임지는 국책사업으로 진행될 때 가능하다는 것으로, 이러한 내용으로 촉구결의대회도 가졌다."
장세철 통합신공항대구시민추진단 대표. 이지용기자
▶최근 지역 정치권에서도 TK신공항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치권 움직임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실망스럽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공약에도 'TK신공항을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돼 있는데, 하루속히 약속한대로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 500만 시도민의 염원이자 숙원인 TK신공항의 해법을 찾아주길 바란다. 시도민들과 정치권이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가지원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를 돌파할 카드는.
"우선, 기부대양여방식으로는 10조원이 넘는 외상 공사를 감당할 시공 건설사가 없고, 지자체에서 공자기금을 끌어와서 사업비를 조달하는 것 역시 10조원이 넘는 금액이라 대구시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는 재정의 큰 부담이 된다. 마침 지난 16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경주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이 도지사께서 군위를 대구로 편입시켜줄만큼 열의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다며 이를 타계하고 해법을 찾는데 함께 힘을 모우겠다고 하셨다. 특히 이 자리에서 'TK신공항 사업은 500만 시도민의 염원'이라고 하시면서 대구시만으로는 공자기금의 재정 부담이 너무 커 경북도가 50% 공자기금 부담을 하겠다고 밝히셨다. 또 대구와 경북은 원래 하나, 한몸이라며 대구와 경북이 함께 공동으로 사업 추진에 나서자고 하셨다. 이를 위해 이 도지사께서는 중앙정부의 역할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참여시켜야만 대기업 건설사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국방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가 참여하는 정부 국책사업보다 완공을 더 앞당길 수 있지 않느냐라고 하셨다."
▶일각에서 기부대양여사업이라면 K2만 이전하고 대구공항은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데.
"일각의 얘기가 다를 수 있다. 지금 산업구조의 변화, 특히 AI 시대를 맞이하면서 산업지형의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 대구경북의 신산업인 미래모빌리티, 로봇, 첨단의료산업, 메모리반도체, ABB(AI·블록체인·빅데이) 등 앞으로 변화될 미래 산업의 운송이 대부분 항공화물로 이뤄진다고 보면 항공물류와 인적교류, 관광 등 하는길의 필요가 곧 도래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대구민간공항으로는 항공화물을 수용하기가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TK신공항이 건설될 때 미래 100년 산업을 수용할 수 있는 항공물류시설이 함께 이뤄져야 된다."
▶가덕도신공항과 TK신공항 모두 건설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무산시킨 영남권신공항(밀양) 재추진도 조심스럽게 거론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에만 변경을 했더라면 경제성이 떨어지더라도 가능할 수 있었겠지만, 8~9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군위·의성의 이전지 확정과 신공항 유치를 전재로 한 군위의 대구편입 등 이미 시행 절차의 행정 마무리 단계와 함께 달빛고속철도 계획 등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기엔 여러 반대 요인들이 우려된다. 특히 부산 또한 가덕도에서 밀양으로의 변경은 거센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변한다는 정부 정책의 신뢰에 더 큰 불신이 생길 수 있다."
장세철 통합신공항대구시민추진단 대표가 지난 19일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마치고 TK신공항의 성공을 기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지용기자
▶TK신공항 조속 착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이전지(군위·의성)가 확정되고 군위·의성 군민이 어렵게 찬성하였는데, 신공항 사업의 행정상 절차가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정작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재원조달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다."
▶대구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군위가 대구로 행정구역 편입이 되는 관계로 대구 중심의 신공항사업이 진행돼 왔는데, 대구시장은 부재중이고 사업은 낙동강 오리알 처지와 같이 표류하고 있다. 이제 대구가 경북과 함께해서 대구·경북의 500만 시도민이 하나가 돼 '제2의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하늘길을 함께 열어가야 한다. 이 또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구시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TK신공항 이전사업이 이전 부지 확정과 특별법 제정이라는 큰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업비 조달의 난항과 대구시장 부재, 정권 교체, 여야 간 정쟁 등으로 중앙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관심이 멀어져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에도 명시돼 있다. 이 때 다시 한 번 우리 시도민의 결기를 한 곳으로 모아 500만 시도민의 민의의 힘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임성수
편집국에서 경제·산업 분야 총괄하는 경제에디터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