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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91세 어머니의 ‘나눔 유언’…자녀들, 추모기부로 그 뜻 잇다

2025-11-11 16:39

까치밥 캠페인 1호‘ 故 채고례 여사, 평생 베푸는 삶 실천
유가족 “어머니 뜻 존중”…후원금 자립 청년 디딤돌로

신희숙씨가 어머니 고(故) 채고례 여사의 이름과 얼굴이 담긴 헌액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희숙씨 제공>

신희숙씨가 어머니 고(故) 채고례 여사의 이름과 얼굴이 담긴 헌액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희숙씨 제공>

신희숙(65·대구 동구)씨를 비롯한 자녀들은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 채고례씨의 유언에 따라 고인의 나눔 정신을 잇고자 추모기부를 결정했다. 이들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까치밥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91세에 세상을 떠난 신씨의 어머니 고(故) 채고례씨는 '까치밥 캠페인' 1호다. 신씨의 어머니는 평소 나눔을 좋아했다. 자신은 굶어도 이웃을 챙겼다. 옛날 마을에 방물장수가 오면 숙식제공을 도맡았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아랫목을 내어 줄 만큼 남을 먼저 배려했다. 종갓집 맏며느리로 음식 솜씨도 뛰어났다. 밑반찬을 만들어 불우한 이웃을 도왔고 집 앞을 지나가는 이웃의 손에는 뭔가를 쥐어 줄 만큼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였다. 평생 베푸는 삶을 실천한 고인은 사후에도 남은 재산을 기부했다.


신씨는 "돈이 많아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기부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의견을 존중해 어머니 소유의 재산이 정리되면 기부를 이어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구종합사회복지관은 채씨의 후원금으로 만 18세 이후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에게 자립지원금을 지원하여 안정적으로 자립기반을 마련하고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까치밥 캠페인'은 늦가을에 감을 수확할 때 다 따지 않고 까치 따위의 새들이 먹을 수 있도록 일부러 꼭대기에 남겨 두는 몇 개의 감처럼 소중한 재산의 일부를 미래세대에게 환원하는 유산기부다. 참여대상은 누구나 가능하며 기부금액은 50만 원 이상 자유롭게 지정한다. 기부내용은 저소득 아동 치료비, 교육비 등 상담 후 진행한다. 생전에는 기부 약속만 하고 기부금은 사후 전달하는 식이다. 가족과 상의, 유산기부상담, 서약서작성 및 헌액식 진행, 사후 기부금 전달 순으로 기부가 진행된다.


유가족의 세금공제 혜택과 온라인 추모관 운영도 한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고인을 추모하고 감사하는 댓글이 수십 개 달려있다.


신씨의 어머니 채씨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2019년 10월 발족한 그린레거시클럽 132호이기도 하다. 소중한 유산을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후원하기로 약속한 후원자모임이다. 유산기부자의 후원금은 소외계층 아동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사용되고 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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