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신설, 지난 6일부터 입학생 모집
과학·기술과 지역사회 산업의 연결로 경제 활성화…다리 역할할 것
AX 시대 ‘생각하는’ 자동화 기술 배운 전문 인재 육성해 배출 계획
주우진 디지스트(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이 대학원의 핵심 교육과정인 AX(인공지능 대전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 창업 생태계의 보고인 '동대구벤처밸리'에 AI를 산업에 접목해 AX(인공지능 대전환)를 이끌어 갈 전략형 경영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대학원이 들어선다. 디지스트(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대구 동구 신천동) 설립 운영이 그것이다. 특히 기업체 재직자 과정은 오롯이 이곳에서 진행된다는 게 눈길을 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다. 내년 3월 학기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기술과 경영의 융합을 산업 현장에 접목, 실질적 변화를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기술혁신 자체보다 경영적으로 활용 가능한 AI 기반 의사결정 능력에서 결정된다"며 "신설된 대학원은 그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AX시대의 기술경영 리더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DGIST가 기술경영에 집중하는 이유는.
"우선 기술경영 분야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첨단공학을 기업에 어떻게 적용해 발전시킬지 고민하고,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성 및 이익 창출 극대화를 연구하는 분야다. 과학과 기술을 지역 산업과 연결해야만 경제는 활성화될 수 있다. 이것이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의 역할이자. 본질이다. 미국 시애틀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아마존이 있다. 서북부에 시애틀이 있다면 동부엔 MIT와 캠브리지혁신허브가 있고, 서부엔 버클리와 스탠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실리콘밸리가 존재한다. 각 지역 대학 출신이 그 지역에서 창업해 성장하면, 자연스레 같은 지역 출신을 채용한다. 이러한 순환 구조를 대구에도 적용해보려 한다. DGIST에는 교수가 200여명이 있다. 교수 1인당 외국의 DGIST교수 논문 인용 수준은 세계 4위일 정도로 뛰어난 인재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이 가진 기술과 노하우를 대구 산업과 어떻게 연결시키느냐 하는 과제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의 설립 취지다."
▶입학하면 학생들은 어떤 인재로 양성되나
"입학하면 AI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하게 된다. AI가 기술경영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통해 AX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기업들은 그간 DX(디지털 전환) 관련 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해왔고, 자본도 대거 투입했다. 하지만 DX가 '생각하지 않는' 자동화 기술이라면, AX는 '생각하는' 자동화 기술이다.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선 AX 변환과 관련된 전문 인재를 육성한다. 이 인재들이 산업 현장에서 AX를 원하는 기업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게 된다. 현재 기업들은 AX 전환을 하고 싶다면 외부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일반 IT 업체에 맡기면 기업에 필요없는 요소를 만들어내거나 결과물 중 실제로 이용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기업이 원하는 변환을 이룰 수 있도록 명확한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 현재 기술경영전문대학원 모집 정원은 재직자와 국내 전일제 인원, 해외 전일제 인원으로 구분된다. 학사를 졸업한 재직자는 취업보다는 본인 회사 문제를 가져다가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요즘 취업은 전공 지식만 갖고는 다양한 분야의 문을 두드리기 어렵다. 전일제 학생이 졸업 후 여러 기업에 들어가려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본인만의 툴(Tool)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AI라고 본다. 과거엔 기술경영이라 하면 기술 중심 기업에만 한정돼 있었다. 지금은 일반 프랜차이즈 영업에도 AI기술이 들어가는 시대다. 모든 취업 전선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 AI이기에 취준생 입장에선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학부생들에게 이러한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의 주요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은 크게 경영과 수리방법론, 첨단공학, 기술경영 4가지로 나뉜다. 경영 교과목은 마케팅을 비롯한 재무관리, 회계, 인사 등 여러 경영 관련 필수 내용을 접하게 된다. 기본적인 경영을 이해해야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리방법론은 첨단공학을 활용하기 위한 전(前) 단계이다. 확률론과 경제수학·응용이산수학·고급공학수학 과목을 이수, 첨단공학을 접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다. 본격적인 과목은 '첨단공학'이다. 로봇이나 AI 관련 기계 및 시스템의 발전을 연구한다. 이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기업에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이 마지막 '기술경영'이다. 특히 수업 중 산학협력을 통한 인턴쉽 기회는 실무 수업으로, 학생에게 경험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졸업까지 프로젝트 2개를 수행하게 된다. 프로젝트 수행 기간은 각 3개월이다. 그 기간 학생과 경영교수, 공학교수가 한 팀이 돼 기업 문제나 과제를 선정, 그에 대한 해결책 및 대안을 제시하게 된다. 실무 수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모두 대학이 부담한다. 프로젝트 수행은 학생들이 기업의 실질적 AX 변환을 돕고 겪어봤다는 경험으로 축적된다. 실무 수업을 마친 학생이 현장에 투입되면 기업의 AX 변환을 주도 가능한 팀장급 정도의 역량을 갖출 수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그간 기술경영은 4가지 교육과정 중 중간단계인 '수리방법론'과 '첨단공학' 분야가 조금 약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 두 교육과정은 DGIST가 가장 강하고 잘하는 분야다.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두 분야를 더 강화하는 '도전적 운영'을 하려고 한다."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의 목표와 비전이 있다면
"AI 인재육성의 핵심 요소는 바로 '산업 현장의 경험' 이다. 현재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 등 관련 기관들과 지역 특화 분야 기업들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관은 학생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대상 기업을 매칭해준다. 지역 내 기계·IT·로봇·차부품 기업들은 대학과 여러 과제를 수행하며 발전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앞으로 대구경북지역 AX 변환의 중심지가 되려고 한다. AI는 기술적으로 정립됐지만, 아직 AI를 경영과 접목시키는 기업 AX 변환 또는 경영과 접목시키는 면에선 연구할 부분이 많다. 미국에선 많은 대학들이 AX 변환을 막 시작했다. AI 경영 커리큘럼도 도입 단계에 있다. 성숙 단계는 아니지만 한국도 본격적인 도입을 추진중이다. AX 전문가로 거듭나려는 지역 인재들이 대학원을 쉼없이 찾아주면 좋겠다. 기술을 상업화에 매진해 지역 기업 성장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 입학하려면?
"대학원은 지난 6일부터 2026학년도 입학생을 모집중이다. 모집 정원은 재직자(파트타임) 30명, 국내 전일제 10명, 해외 전일제 10명이다. 수여 학위는 학생들이 선택한 교과과정에 따라 기술경영석사, 경영전문석사(MBA), 공학전문석사다. 희망자는 5학기 만에 경영·공학 두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다. 재직자 과정은 동대구밴처밸리 내 한 건물에 들어설 DGIST 교육장에서 목요일 야간 및 토요일 수업으로 진행된다. 직장 병행이 가능하다. 전일제 과정은 DGIST 현풍 캠퍼스에서 주중 낮 시간대에 진행된다. 교수진은 공학 10명, 경영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학생은 졸업 때까지 등록금의 50%를 장학금을 지원받는다. 대구경북 지역 기업 재직자나 기술·경영에 관심 있는 학부 졸업자가 대상이다."
주우진 디지스트(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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