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하양꿈바우시장에서 대학생 모델들이 시장에서 구입해 리폼한 옷을 입고 런웨이를 걷고 있다.
행사를 마치고 모델과 디자이너들이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 이렇게 멋진 패션쇼가 열려 놀라웠습니다. 모델들이 입은 옷이 모두 이 시장에서 구입한 옷을 리폼하거나 그대로 입고 나왔다는데 더욱 놀랐습니다"
지난 7일 저녁 경북 경산 하양꿈바우 시장 야외무대에서 특별한 패션쇼가 열렸다. 참여작가는 대구가톨릭대학교 패션디자인과 학생들이다. 4개팀 25명으로 구성된 학생들은 직접 시장에서 옷을 골랐다. 값비싼 원단은 아니었지만 창의력과 열정을 기울여 리폼해 개성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37명의 모델들은 경산 대경대학교 모델과 학생들이다. 젊은 학생 뿐만아니라 만학도인 시니어 모델들도 많이 참여했다.
모델들이 시장 마당에 마련된 무대에 오르자 상인들은 "저건 우리 가게에서 사간 옷이야"라며 손을 흔들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환한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하양꿈바우시장은 마치 축제의 날처럼 활기를 띠었다. 본 행사가 열리기 전에 관객참여마당과 '예술마당사람들'의 음악공연으로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를 더했다.
이번 패션쇼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된 하양 꿈바우시장 상인회가 대학과 협업해 새로운 지역상생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작가로 참여한 장여진씨( 4년)는 "옷을 사기위해 시장보다는 인터넷 구입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시장을 여러번 방문하면서 실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옷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또 김예은씨(3년)는 "처음 시장에 가서는 그냥 보고만 왔는데 팀원들과 여러번 방문하면서 작품으로 만들 옷을 고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재희씨(4년)는 "옷을 리폼하면서 단순히 디자인을 넘어서 사람과 이야기를 입히는 일이란 걸 느꼈다"고 말했다
모델로 참여한 천순이씨(대경대 시니어모델과1년) 는 "시장에서 산 옷을 입고 야외에서 패션쇼를 하는 경험도 좋았다. 젊은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서정화 하양꿈바우시장 상인회장은 "MZ세대들에게 친숙하고 역동적인 전통시장의 모습을 선보이며 젊음과 활력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기 위해서 이번 패션쇼를 계획하게 됐다. 이날만큼은 꿈바우 시장이 패션의 중심이자 지역공동체의 무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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