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씨름진흥원 ‘씨름으로 배우는 범죄예방교실’ 진행으로 씨름 인연, 대회 1승이 목표
“콘텐츠 제작 및 방송활동 통해 씨름 홍보 적극적으로 나설 것”
정창진 구미시청 씨름팀 감독 “열정과 악바리 근성 대단. 좋은 성적 기대”
개그맨 박경호씨가 구미시청 씨름팀 차승진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씨름 연습을 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개그맨 박경호씨가 구미시청 씨름팀 연습장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우리나라 전통 운동경기인 씨름이 예전 인기와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천하장사 도전이 그 시작입니다."
해병대 출신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몇기야'로 유명한 개그맨 박경호씨가 오는 23~29일 경북 의성에서 열리는 2025 천하장사씨름대회 도전을 선언했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천하장사부에 용인시체육회 소속으로 출전한다. 훈련장소는 경북 구미시다. 박 씨는 대회 준비를 위해 구미시청 씨름팀과 함께 훈련에 돌입했다. 구미 출신 천하장사인 이태현 <사>인류무형문화유산씨름진흥원 이사장(용인대 교수)의 지도도 받는다.
지난 13일 구미시청 씨름팀 연습장에서 만난 박 씨는 "전날 구미로 와 씨름팀과 간단하게 몸을 풀었는데 지금 온몸이 뻐근하다"며 "씨름이 쉬운 운동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 도망가고 싶을 정도"라고 힘겨워했다. 전날 구미 낙동강체육공원과 헬스장에서 몸을 푼 그는 이날 예정된 훈련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나와 씨름장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박 씨는 "씨름을 배우러 온 막내로 당연한 일"이라고도 했다.
예정된 훈련시간이 다가와 구미시청 씨름팀과 구미현일고 씨름선수들이 준비운동을 하자 박 씨는 "훈련 시작 됐습니다. 가야 합니다"라며 서둘러 인터뷰를 마쳤다. 이어 모래판을 몇 바퀴 돌며 준비운동을 한 후 구미시청 씨름팀 차승진 코치와 함께 본격적인 기술훈련에 들어갔다. 씨름선수들과의 경기에 매번 모래 위로 나뒹굴었지만, '다시, 다시'를 반복했다. 모래판 위에서 보여주는 열정과 의지는 프로 씨름선수 못지 않았다. 정창진 구미시청 씨름팀 감독은 "열정과 악바리 근성은 선수 못지않게 대단하다"며 "연습만 충분히 한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지난 6월 18일 씨름진흥원의 국가유산청 '2025년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추진된 '샅바는 잡고 범죄는 놓아라-씨름으로 배우는 범죄예방교실' 및 구미경찰서의 청소년도박근절 캠페인 진행을 맡으면서 구미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즉석 씨름대결에 나서는 등 씨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어릴 때 10년 정도 배운 유도와 경찰경호학을 전공해 예사롭지 않은 실력을 보인 그는 아직 부족하지만, 씨름을 알리겠다는 각오로 천하장사대회 참가를 결정했다. 씨름을 사랑하고 널리 알리려는 진심을 옆에서 지켜본 씨름진흥원은 박씨를 홍보이사로 위촉할 예정이다.
박 씨는 "일단 대회 1승이 목표"라며 "전통 씨름의 재미와 기술을 널리 알리고 싶다. 앞으로 콘텐츠 제작 및 방송 활동을 통해 씨름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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