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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경북을 살릴 “레디, 액션”

2025-12-01 06:00
이창호 경북본사 본부장

이창호 경북본사 본부장

#경북 예천군 용문면에 '금당실(金塘室)'이라는 마을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자리해 온 명문가 고택과 서원, 재실이 아직도 잘 보존돼 있다. 무엇보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수 ㎞에 이르는, 미로와도 같은 돌담길은 눈호강을 제대로 시켜준다. 요즘 이 마을이 조용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내년 넷플릭스 공개 예정인 '이런 엿같은 사랑'이라는 드라마가 이 곳에서 한창 촬영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초, 이 마을에서 한옥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 후배가 알려줘서 퇴근 뒤 촬영장을 찾았다. 도착하니 이미 배우·스태프 등 예순 여 명이 '촬영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구경객까지 합해 한 여든 명 쯤이 돌담 골목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지난달 19일 저녁답에 경북도청 인근 편의점에 들렀다가 적이 놀랐다. 비좁은 매장 안에서 마흔 명도 넘는 젊은 남녀가 물건을 고르고 있어서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TV 예능 프로그램(이달 방송 예정 jtbc '당일배송 우리집') 촬영차 도청 신도시에 들른 방송국 스태프들이라고 했다. 몇마디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경북도청 일대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 줄 처음 알았다"며 "단연코 촬영의 최적지"라고 입을 모았다.


경북 곳곳에서 '레디, 액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가히 '촬영 천국 경북'이라 할 만하다. 올봄에 인기를 모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 촬영은 경북도청 신도시(안동 풍천면 유휴부지)에서 이뤄졌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선 여전히 사극과 대형 콘텐츠 제작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도 이 곳에서 촬영되고 있다.


드라마·영화 촬영은 '반짝성 이벤트'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지역에 남기는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무엇보다 촬영팀(배우·스태프)이 장기간 머무르며 소비하는 일이다. 통상, 한 작품이 지역에서 촬영되는 경우 제작비의 약 10%가 소비된다는 보고가 있다. 이만하면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이다. 뉴질랜드 퀸스타운과 마타마타는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 이후 영화 속 공간이 세계적 관광지가 됐다. 그저 '풍경이 끝내주는 곳'을 넘어 '반드시 들러야 할' 관광객 버킷리스트에 올랐다.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도 '왕좌의 게임' 촬영 이후 평범한 항구도시에서 세계적 영상 촬영 도시로 업그레이드됐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종영 이후 세트장은 철거됐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 '충성 팬덤'은 여전히 이 곳을 찾고 있다. 경북도청 신도시 한 식당 주인은 "'여기가 촬영지였던 동네'라는 이유만으로도 방문 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곱씹어 볼 대목이다. 사람들은 단순한 관광지보다 '스토리가 입혀져 있는 장소'에 더 끌린다는 사실 말이다.


한국영상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한 해 경북지역 촬영 건수는 수도권 다음으로 많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했다. '미래 먹거리'로 고민이 이만저만하지 않은 이 때, 드라마·영화 촬영은 분명 경북에 알토란같은 기회다. '촬영 천국'이라는 별호(別號)는 기본이다. 경북의 산업·관광 구조를 재편하는 견인차가 될 수도 있다. 때맞춰 경북도가 문경·상주·안동을 잇는 영상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촬영도 많이 유치해야 하지만, 촬영 이후 '지속적인 기회'를 만드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 '촬영 천국 경북' 그 입소문이 세계로도 퍼지는 건 시간 문제다. 국내를 넘어 할리우드 스타도 경북을 찾아 촬영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이창호 경북본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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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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