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대표 산업도시인 구미에 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 4일 이사회에서 구미 1산단 내 구미하우스 증설을 위해 총 3천74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 투자를 의결했다. 이번 투자는 급변하는 국내외 방산 환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중장기 생산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이를 통해 구미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삼성이 구미에 짓기로 한 AI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구체화했다. 1단계로 3조원을 들여 삼성전자 구미 1공장을 리모델링해 2028년 완공할 계획이다. 2천814억원을 투자한 한화시스템 구미사업장도 지난달 말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생산시설 확장·이전으로 생산능력이 30~4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은 구미사업장을 수출 전진기지이자 기술혁신 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구미산단에 날아든 잇단 낭보는 장기간 침체한 지역경제를 회복시킬 기회가 왔음을 의미한다. 한때 우리나라 제조업의 전초기지였던 구미산단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왔다. 330억 달러에 달했던 수출 실적은 지난해 20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대기업의 수도권 및 해외 이전이 잇따르면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고 인구 감소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역경제 전체가 흔들릴 지경이다. 이런 가운데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구미시의 전략적 대응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절실하다.
방산산업과 AI산업 활성화는 단순히 구미경제의 복원을 넘어 첨단산업 고도화를 통해 한국의 미래 신산업 핵심축을 구축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재명 정부의 '방산 4대 강국' 'AI 3대 강국' 실현이 구미산단 활성화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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