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강박증은 사용 여부나 가치와 관계없이 물건을 계속 저장하고 버리지 못하는 증상으로 정의된다. 이 증상이 있는 사람은 물건을 버리려 할 때 강한 불안이나 고통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버리지 않고 간직해 놓은 물건을 보면 가끔 이것이 저장강박증과 유사한 증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한 계절이 지나고 난 후에 지난 계절에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을 대할 때 그런 의문이 생긴다.
저장강박증은 과거에는 강박장애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었으나 지금은 별도의 독립된 질환으로 분류된다. 저장강박증 환자는 쓸데없는 물건일지라도 수집하여 축적해 놓으며, 모아 놓은 물건은 한사코 버리지 않으려 한다. 이런 쓰레기와 다를 바 없는 물건들은 환자의 증세가 심할수록, 자신의 생활공간이 넓을수록 많이 쌓인다.
최근 상주시 사벌국면에서 저장강박증 환자가 쌓아놓은 잡동사니를 치우는 작업이 있었다. 공무원과 의용소방대를 비롯한 지역 봉사단체·관변단체 등 수십 명이 참여하여 집안은 물론 축사에까지 쌓아놓은 쓰레기를 들어냈다. 이들이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끄집어낸 폐기물은 20여t에 달했다.
저장강박증 환자가 쌓아놓은 잡동사니는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에게도 적지 않은 피해를 준다. 악취가 진동하고 해충이 들끓으며 질병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사벌국면의 경우처럼 행정이 나서기도 하나 반발이 강하고 치우고 나면 다시 저장을 시작하기 때문에 골치다.
안 입는 옷이 일상을 방해할 정도로 쌓였다면 저장강박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단다. 물건을 버리는 것도 행동치료의 일환이라니 우선 실천할 일이다.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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